[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나란히 '깜짝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임원들이 자사주 취득과 처분에 대해서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임원들은 실적발표 전후에 잇따라 자사주를 매도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 임원들에게서는 자사주를 내다파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배병률 전무는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일(7월7일) 이후인 지난달 15일 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사들인 100주를 26일 모두 매도해 1921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인수 상무도 지난달 16일 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사들인 150주를 21일 모두 매도해 3157만5000원의 차익을 거뒀으며, 김봉균 전무도 지난달 20일 스톡옵션 1424주를 행사한 이후 23일 764주, 29일 624주를 차례로 팔아치웠다.
이밖에 김태성상무, 정기환상무, 조인수상무, 전준영상무, 민영성상무 등도 잠정실적 발표일과 실적발표일 사이에 자사주를 매도해 상당 금액의 차익을 거뒀다. 이들 중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전부를 처분한 이들도 있었다.
반면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간간히 자사주를 팔아치워 차익실현했던 현대차의 임원들은 실적 시즌이 되자 오히려 잠잠한 모습이다. 지난 6월과 7월 두달간 현대차에 신규 선임되거나 중도퇴임한 임원을 제외하고 임원이 자사주를 매도한 공시는 한 건도 없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현대차 임원이 실적시즌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학습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상 최대실적'을 내놓은 이후에도 번번이 주가는 하락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반면 현대차의 경우 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8월 현대차의 1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보유주식을 전량 내다판 임원들의 '속쓰린' 경험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임원들의 투자심리는 실적 발표 전날(29일)과 실적발표 당일(30일) 1~2%대의 하락세를 보인 삼성전자의 주가와 실적발표 당일(29일)을 제외하고 23일부터 5일 연속 상승세를 보인 현대차의 주가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회사 임원이 주식을 파는 것 자체가 반드시 주가하락을 가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임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점검하는 것은 투자자라면 필수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기업의 주가는 매도자보다는 주식을 사려는 세력이 얼마나 강한지가 더 중요한 수급변수"라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나란히 깜짝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하반기 전망도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는 메모리호조와 통신부문 턴어라운드를 통해, 현대차의 경우 해외모멘텀과 신차효과를 누리며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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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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