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자유선진당이 기로에 섰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텃밭 충청권을 내준 데 이어 7.28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충남 천안을에서 패배하고 만 것이다.
이 때문에 충청맹주를 자처해온 이회창 대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 선진당의 향후 진로 역시 불투명해졌다. 특히 2012년 차기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선진당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선진당은 충남 천안을을 포함, 전국 8곳에서 치러진 7.28 재보선에서 유일하게 충남 천안을에만 후보를 냈다. 충남지사 선거전에 나섰던 박상돈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참신한 인물을 공천, 텃밭을 수성하겠다며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밀려 3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재보선 패배와 관련, "권토중래((捲土重來, 실패한 뒤 다시 힘을 모음)의 마음으로 7.28보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이 땅의 정치풍토를 바르게 바꾸고 선진화하기 위한 대장정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자유선진당은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는 제3당으로 올곧은 정당, 신뢰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에서 당의 쇠약해진 영향력을 확인한 데 이어 재보선마저 패배하면서 창당 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기세 좋게 출발한 것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선진당이 존립 위기를 맞으면서 6.2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동안 제기됐던 보수대연합론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과 진보전당들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해 선거승리를 이룬 만큼 차기 대선과 총선을 고려해서 범보수진영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상황은 불투명하다. 우선 한나라당이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한나라당의 의석은 재보선 압승으로 이미 172석으로 늘어난데다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의 합당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180석의 거대 정당으로 늘어났다. 굳이 선진당과의 합당이나 통합을 서두를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또한 선진당 내부에서도 범보수대연합론을 놓고 소속 의원들간의 이견이 적지 않은 것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30일 재보선 패배와 관련, "한 두 번의 선거로 정체성과 존립이 흔들릴 정당이라는 처음부터 탄생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우리 노력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선 뼈아픈 반성을 하되, 이 것 때문에 우리가 견지해 온 당의 정체성과 존립이 흔들릴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하며 우리 당에 대한 채찍으로 알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 들인다"면서 "원칙과 정도로 가는 정당으로 대한민국 정치의 선진화를 선도하는 제3당의 역할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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