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손놓으면 적자, 할인하면 갈등..'미분양 딜레마'

분양가 할인 등 '미분양 파격조건'에 기존 계약자 항의 빗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상담받을 때는 분명 80%정도 분양이 돼서 남은 물량도 별로 없다길래 서둘러 계약했죠. 근데 입주해보니 분양이 20%도 채 안돼있는 거에요. 게다가 남은 물량을 '체험세대'라는 명목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 이하로 전세를 놓아버리니, 우리같은 입주민들은 이제 전세도 못놓고, 아파트 이미지도 나빠지고,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대구의 한 아파트 한 입주자)


분양가 파격할인, 임대전환 등 건설사들이 미분양 해소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입주민들과의 갈등이 깊어질대로 깊어지고 있다. 분양가 혜택을 받지 못한 기존 입주민들이 할인정책에 반발해, 분양가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의 S아파트 입주자비상대책위원들은 최근 서울 대형 건설사 앞에서 시위를 했다. 이들은 2005년 분양당시 건설사가 분양률을 속여 계약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전체 467가구 중 80%를 분양가의 25%만 받고 전세를 놓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가 '입주체험'으로 내놓은 전세가는 152~165㎡형 1억3000만~1억6000만원으로 주변시세의 반값도 안된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원래는 2억5000만원~3억6000만원까지 받아야 정상인데, 이 아파트의 경우는 거저주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당시 미분양 상태가 오래갔는데 싸게 전세를 놓는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몇 주만에 물량이 다 빠졌다"고 말했다. 이에 입주민들은 기존 계약한 주택들도 모두 체험세대로 전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D아파트도 기존 계약자의 불만이 거세다. 총 2000채 대단지로 현재 분양가는 3.3m²당 900만원대다. 시공사가 지난해 1월 신용위험평가 결과 D등급으로 퇴출 판정을 받게되자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가를 기존 3.3m²당 1300만원에서 1120만~1163만원으로, 다시 900만원대로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입주민들은 "똑같은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몇 달 사이에 분양가가 8000만원이나 차이가 생겼다"며 "계약조건을 최소한 신규계약자들과 비슷한 조건으로 조정을 해주거나 하는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이라 소리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도 일산의 J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소속 주민들이 1000여명 모여 분양가 인하 등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4000가구에 달하는 메머드 아파트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양권 가격이 최초분양가 이하로 떨어지자 입주예정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분양가 인하와 중도금 무이자 기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건설사들을 상대로 한 계약자들의 쇄도하는 항의세례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며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선분양제도라는 독특한 주택공급구조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택이 지어지기 전에 미리 공급된 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건설사는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 분양으로 처분에 나서고, 기존 계약자들은 똑같이 할인해 달라고 주장하며 관계가 악화되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직접적으로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기도 하고 건설사가 미분양분을 임대주택 등으로 돌릴 경우 재산가치가 하락한다며 반대하기도 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미분양이 생겼는데 그렇다고 다 지은 집을 비워놓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그렇다고 한 단지의 입주민들의 요구만 들어주기도 힘들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단지 주민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면 다른 미분양 단지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가 지은 아파트에서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파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존 입주가구가 적은 경우는 분양가 할인 등을 소급적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단지는 미분양을 그냥 놔두기에도, 소급적용하기도 자금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시장이 워낙 침체기이기 때문에 입주민들과의 갈등도 깊어지게 됐다"며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명확한 해결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입주민과 건설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현상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분양가를 할인한 곳에서 모두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뽀족한 대책도 없어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약제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계약자나 건설업체나 모두 신의성실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 전문가는 "선분양 제도하에서는 소비자들이 고가의 주택 계약사항을 지킬 수 있는지를 심도있게 고민한 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조민서 기자 summe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