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최근 '공부하는 샐러리맨' 열풍에 따라 토익 시험에 재도전하기로 결심한 김구백씨. 김구백씨는 큰 맘 먹고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전자사전을 구입했다. 생각했던 예산을 훌쩍 웃도는 가격이었지만 전자사전에 MP3에 동영상 재생에 메모장과 다이어리까지 없는 기능이 없는 '컨버전스' 제품이라는 매장 점원의 추천에 귀가 솔깃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구백씨는 토익보다 어려운 전자사전 사용법에 일단 좌절하고 만다. 게다가 기능이 많을수록 알차게 쓰는 기능은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김구백씨. 그는 컨버전스의 한가운데서 외친다. "그냥 사전만 있는 제품은 없나요?"라고...
▲차별화되는 디버전스 제품 다시 각
2000년대에 들어서며 IT 기기 시장의 최대 화두는 '컨버전스'였다. 다양한 기능을 한 기기 안에 집약시키는 컨버전스는 IT 기기의 미래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컨버전스의 물결이 가속화될수록 단일 기능만을 담은 '디버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모든 기기가 컨버전스를 추구하면서 본연의 기능보다는 부가 기능 위주로 발전해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LG경제원구원은 올 초 '컨버전스의 시대, 디버전스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향후 컨버전스가 고도화될수록 그 반대되는 현상인 디버전스가 촉발되는 역설적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소비자의 수요가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특정 기능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고, 특화된 기기의 기술 발전 속도가 보다 빠르게 진행돼 컨버전스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질 수 있다며 디버전스 제품 시장의 확대를 예고했다.
또한 디버전스 제품은 컨버전스 제품이 지닐 수 없는 프리미엄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 기술을 발전시켜 완전히 디버전스를 추구한다면 지금까지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문서입력이나 검색, 블로그, 커뮤니티활동 등의 몇 가지 기능만을 전면에 내세워 원활한 입력 방식과 넓은 디스플레이화면을 갖춘 제품을 만든다면 컨버전스된 휴대폰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정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디지털 액자나 애완동물용 위치신호 발신기 등 세분화된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 그 예다.
▲단독 제품을 벗어나 타 기기와의 융합 추구해야
향후 모든 전자기기들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웹 환경과 네트워크로 연결되거나 타 기기들과 연결돼 사용될 것이다. 이에 따라 서로 연동되는 몇 가지 전자기기들을 조합해 사용하거나 몇 가지 디버전스 제품들을 묶어 판매하는 현상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IT 기기업계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세분화해 다양한 개인적 가치에 소구하는 본격적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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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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