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나쁜 뉴스에 주식을 파는 것은 끊임없이 변하는 주식시장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심야 경제뉴스나 아침 신문에 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보도되면 그 회사 주가는 바로 하락합니다. 그 뉴스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나쁘면 주가는 폭포수처럼 곤두박질칩니다.
나쁜 뉴스는 곧 주가하락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대가들은 나쁜 뉴스에 따른 주가하락을 우량주를 싸게 매입하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나쁜 뉴스 현상이 없었다면 버핏은 30여년 전 워싱턴포스트 주식을 주당 6.14달러에 170만주나 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30여년간 버핏이 보유한 워싱턴포스트의 가치는 1000만달러에서 8억달러대로 늘어났습니다. 1987년 미국 주식이 폭락했을 때를 이용, 버핏은 코카콜라 주식을 10억달러어치나 사 모았습니다. 지금 버핏의 코카콜라 지분가치는 90억달러에 달합니다.
코스피지수가 1530까지 떨어지는 등 남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최대주주들은 자사 주식을 적극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7일 하루에만 최대주주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19개에 달했습니다. 26일과 25일에도 각각 11건과 15건이 됐습니다. 지수가 1700대에서 본격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17일 이후 나온 최대주주의 소유주식 변동보고서만 149건에 달합니다.
대신증권 같은 경우는 이 기간 대주주들이 4차례나 주식보유 변동보고서를 냈습니다. 최대주주인 양홍석 부사장이 8차례에 걸쳐 12만160주를 샀고, 이어룡 회장과 노정남 사장 등도 주식 수를 늘렸습니다. 특히 양 부사장은 지수가 가장 저점으로 떨어지고, 대신증권이 52주 신저가 기록을 썼던 25일 가장 많은 2만5000주를 샀습니다.
KTB투자증권도 권성문 회장이 3차례에 걸쳐 38만3000주를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습니다. 권 회장이 자사주를 사기 시작한 때도 역시 지수가 저점을 찍은 25일입니다. 권 회장은 지난 3일 72억원을 들여 자사주 200만주를 매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25일에는 일본 아시아투자회사가 보유한 KTB투자증권 우선주 102만여주를 32억원에 사기도 했습니다.
F&F의 최대주주인 김창수 대표 역시 25일부터 3일에 걸쳐 총 13만4770주를 추가매입했고, 동방의 최대주주 김형곤 대표도 20일부터 26일까지 3차례에 걸쳐 3만2710주를 새로 샀습니다.
우리 나이로 구순을 눈앞에 둔 윤장섭 성보화학 회장은 성보화학과 계열사인 유화증권 주식을 위기 상황에서 샀습니다. 성보화학 주식은 25일 100주를 샀고, 유화증권은 소유주식 변동보고서만 이달 들어 15번을 냈습니다.
70대 후반인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도 이달 들어서만 3차례에 걸쳐 지분변동 신고서를 냈습니다. 보통주 6865주를 샀고, 우선주 3078주를 샀습니다.
이같은 최대주주들의 자사 주식 매입이 반드시 주가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최대주주가 주가 급락기 주식을 사는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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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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