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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더블 딥'보다는 기회포착에 '방점'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닥터 둠'의 경고는 현실화 될까.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향후 세계 증시가 20% 이상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며 향후 증시의 향방은 물론 세계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이번 유럽발 위기가 원인이 다르고 규모의 차이가 큰 만큼 경제 여파도 다르다는 입장이다.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루비니 교수는 증시가 조정국면으로 진입한 한편 세계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증시가 향후 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더블딥 침체 위험에 직면했다"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재정문제에 더불어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가 관측되고 있어 세계 경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비관론에 우위를 둔 '닥터 둠'의 예상대로라면 세계 경제는 물론 증시는 또 한차례 격랑이 불가피하다.

루비니 교수의 발언이 있던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도 큰 하락세를 보이며 이같은 전망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1일 열린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상승전환에 성공하며 다소나마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해외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동안 휴장한 국내증시의 출발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루비니 교수의 지적만큼의 시장 급락 가능성보다는 향후 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금융규제와 EU의 국채 발행에 힘을 모은다면 최근 불안정한 상황을 잘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로(EU)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주도한다면 글로벌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는 부작용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평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의 재정긴축이 유로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유로화 약세에 따라 전반적인 유로지역의 경기 둔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히려 "유로존 전체로 보면 유로화 약세가 수출회복에 기여하고 있고 독일 및 프랑스의 산업 생산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판단에 근거해 마 팀장은 지난해 11월 유럽의 올해 GDP 성장률을 0.8% 성장으로 전망했던 것을 최근 1% 성장으로 상향조정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사태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가까이 시장에 노출된 상태이며 현재는 그리스에 이어 남유럽 국가의 연쇄도산, 유럽지역의 긴축재정 등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되고 있다"며 "유럽 등 한국의 수출대상국가이자 경쟁업체가 있는 지역이 긴축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오히려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2위권 또는 경쟁업체와 간격을 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길게볼 때 호재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먼저 "남유럽 재정 위기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태"라며 "하지만 PIGS 재정위기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비교했을 때 부실대상 자산 규모에서는 1/3 수준, 추정 손실 규모는 1/10수준에 불과한데다 글로벌 경기가 고용회복과 내수회복세를 바탕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저금리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는 기우다"라고 주장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까지 간다고 볼 사항은 아니다. 부실의 규모 자체가 다르고 금융위기의 발단이 됐던 부동산 버블같이 파악이 힘든 부실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때처럼 세계경제가 침체단계에 접어든 시기도 아니다.


유럽 위기에 대해서도 "금융위기처럼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 금액이 명확해서 충분히 대처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세계경제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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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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