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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시대 잡스·캐머런처럼 상상력을 팔아라

[긴급진단]기업가정신 혼을 깨워라<4>자만에 빠진 IT강국코리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 정부와 산업계를 들었다 놓고 있는 외국인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지난 3월 30일 출시 이후 한달만에 아이패드 100만대를 팔아치운 애플의 스티브 잡스. 괴짜 최고경영자(CEO),창조경영의 대가라는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이후 한국이 주도한 산업분야를 흔들어놨다. MP3플레이어에 온라인음악거래소 아이튠즈를 결합한 아이팟을 내놓았다. MP3플레이어시장을 선도한 한국을 단박에 후발자로 만들었다. 이어 휴대전화에 인터넷, PDA(개인정보단말기), 여기에 온라인장터인애플리케이션을 결합시킨 스마트폰 '아이폰'을 내놓았다. 이는 삼성전자 노키아가 리드한 휴대전화 시장을 휩쓸었다. 아이폰은 삼성 노키아가 휴대전화 단말기로 판매한 영업이익의 3배 를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전자책에 노트북, 게임기, 여기에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 등을 더한 아이패드는 출시 한달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다른 한명은 터미네이터 1,2편과 타이타닉을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 그는 3D영화 아바타 한편으로 26억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거두며 전 세계에 3D산업 열풍을 이끌었다.

◆잡스 IT강국 韓 흔들고 캐머런 3D혁명 일으켜
아이패드, 아바타가 세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제품(작품)은 아니다. 기존 산업과 다가올 산업, 기술, 인문의 트렌드를 제품, 서비스 등의 영역을 융합시켜 하나의 융합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융합 신산업의 세계시장은 2008년 8조600억달러에서 2013년 20조달러, 2018년 61조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큰 시장이다.


그러나 이른바 'IT강국'이라는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세계 최고수준의 IT인프라 위에 얹을 소프트웨어(SW),기술,혁신 등을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별 네트워크준비지수에서 한국은 2008년 9위,2009년 11위, 올해 15위로 3년 연속 하락했다.영국에서 발표된 IT산업경쟁력지수도 2007년 3위에서 지난 해 16위로 추락했다. 산업연구원(KIET) 2007년 조사에서도 IT산업의 융합화 혁신역량은 미국이 100일 때 한국은 73으로 일본(84)보다 열세였다. 세계시장은 SW가 하드웨어시장을 추월해 전체 IT시장의 3분의 1인 1조달러(2008년)로 성장했는데도, 한국의 SW세계시장점유율은 1.8%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하다. 배성민 한밭대 교수가 생산기술연구원 의뢰로 스마트폰의 국가간 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100점 총점에서 53.33점으로 미국(73.48점), 일본(67.84점), 유럽(58.30점) 등 비교대상 4개국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3D의 경우도 가전시장은 삼성 LG 등이 주도하지만 장비, 콘텐츠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SW 기술 혁신 등 융합시장 대응력, 인재 부족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선진국(100기준)대비 3D콘텐츠제작, 방송장비,카메라,무안경식 3D디스플레이, 홀로그램 등의 기술격차는 최소 2년에서 최대 5년에 이른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적표가 융합시대에서 중시되는 창의성, 차별성, 감성, 개방성, 유연성 등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면에서 우리나라는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스마트폰 대응에 늦은 것은 산업의 가장 큰 트렌드인 개방과 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잡스, 캐머런처럼) 창의적사고를 과감하게 수용하는 개방적 자세와 각자의 전문분야와 역할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장석인 KIET 성장동력실장은 {산업융합과정에서 기업들간의 파트너 쉽, 전략적 제휴, 네트워킹이 매우 불가피한 상황이 전개되지만, 이를 현행 법제도가 뒷받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관련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황창규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도 "융합시대에서는 미래를 꿰뚫어보는 혜안을 가진 다양한분야의 전문가집단이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여기서 나온 결론을 시스템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추진체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잡스가 갈파했듯 한국은 현재 수요의 충족이 아닌 상상력에 기반한 미래 수요 창조에 더욱 골몰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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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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