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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 "고집과 뚝심, 한국 뮤지컬 일군 원동력"


[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한국의 뮤지컬 제작 1세대라고 하면 윤호진 설도윤 등을 떠올린다.


이들은 1940-50년대에 출생했고, 뮤지컬 불모지인 한국시장에서 창작 혹은 라이선스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다. 당시 사람들은 뮤지컬에 대한 관심보다는 영화나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뮤지컬은 연극도 공연도 아닌 '퓨전' 장르였기 때문에 대중들의 시선 또한 좋지 않았다. 하지만 1세대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 2세대를 대표하는 박명성 신춘수 박용성 등의 제작자는 없었을 것이다.

3000억원 규모의 뮤지컬 시장을 바라보면서 내실보다는 거품이 많다고 지적한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의 뮤지컬 열정을 되짚어본다.


설도윤 대표는 뮤지컬이 한국에 정착되기도 전에 해외 유수의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공연을 해온 입지적인 인물이다. 특히, 그는 세계적인 공연 기획 제작사인 '더 리얼리 유스풀 그룹'(이하 알유지)과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알유지에서 보유하고 있던 작품, 대다수는 설 대표가 한국으로 들여와 무대에 올렸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캐츠' 등이 설 대표를 통해서 한국에서 초연됐다. 그는 알유지 사람들과 꾸준히 유대관계를 맺었고, 공연마다 자신감을 내비쳤다.

알유지와의 계약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당시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었고, 라이선스 작품에 대한 저작권의 개념도 없는 실정이었다. 대개 외국에서 보고 온 것을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 약간 각색을 통해서 한국적인 정서와 맞추려고도 했지만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설 대표는 외국의 작품을 정확히 계약을 통해서 진행하고, 뮤지컬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외국의 공연 제작사에서는 한국의 시장이 적다고 무시도 했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설득했다.

"세계적인 회사는 데이터를 보고 평가하더라고요. 제작사들은 한국에서 뮤지컬이 되겠냐며 부정적인 반응이었고, 저는 '할 수 있다''자신 있다'며 그들을 달랬어요. 결국 '오페라의 유령'을 성공적으로 올리니까 그제서야, 알유지 사람들도 저를 대단하다고 평가하더라고요. 그 때부터 10여년이 넘도록 저와 알유지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죠"


알유지는 설앤컴퍼니의 공연 제작 시스템 이외에도 제작자인 설 대표의 기획, 마케팅, 홍보 능력도 꼼꼼하게 체크했다. 만족스러운 성과가 나오자 알유지는 공연에 대한 저작권을 넘겨줬다. 설 대표는 '오페라의 유령'이 뮤지컬 발전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된 작품이라고 여기고 있다.


"2000년 전에는 뮤지컬에서 마케팅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지금처럼 티켓 박스를 공연 몇달전부터 오픈하고,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는 생각도 없었죠. 어떻게 보면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공연 기획, 마케팅, 홍보가 생겨났다고 봐요. 프로듀서와 매니저, 회계 담당자의 구분도 이 때부터 생겼어요. 심지어는 '오페라의 유령' 계약서가 뮤지컬 협회의 표준 계약서로도 사용되고 있을 정도니까요. '오페라의 유령' 때문에 뮤지컬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설 대표가 프로듀서로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뮤지컬에 대한 애정과 열정 때문이다. 물론 공연 프로듀서를 하기 전에 연기자의 생활을 했던 것이 그의 안목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제가 1981년에 배우로 데뷔했어요. 동시에 무용도 시작했고요. 현대 무용도 하고 발레도 하면서 뮤지컬에 대한 꿈을 키웠어요. 지금 제작자들이 대부분 배우를 하거나 무용을 했던 친구들이에요. 그들이 이 쪽 바닥에서 꾸준히 해왔던 인물들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로 변신해도 괄목상대한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가 프로듀서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책임론을 강조한다. 뮤지컬 프로듀서는 공연 제작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기 때문에 '성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것. 공연을 성공하게 만들려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감' 떨어진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프로듀서는 작품을 선정하고 좋은 극장을 대관하는게 절반의 임무를 다했다고 봐요. 나머지 절반은 공연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 노력하는거죠. 저는 프로듀서를 예술 경영자라고 생각해요. 작품을 볼 때도 예술적인 측면 50%, 경영적인 측면 50%를 봐요. 어느 한 곳에 치우쳐 있다면 성공하기 힘들죠. 저도 지금까지 예술과 경영적인 측면에서 작품을 보고 결정해왔어요. 그랬기 때문에 실패가 적었고, 오히려 신화로 탄생한 작품이 많지 않았나 생각되요"


뮤지컬 프로듀서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설 대표는 회사가 우선 탄탄해야하고,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경제적인 부분도 신경을 써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술을 하려면 이제는 돈이 있어야 해요. 뮤지컬도 이제 거대한 산업이니까 이해관계의 득실을 따져봐야죠. 예전에는 '작품은 좋은데 공연은 실패했다'고 해서 그냥 만족하는 제작자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공연 작품도 좋아야하고, 그 작품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해요. 공연이 실패하면 철저히 프로듀서가 책임을 져야해요.공연 실패 이유도 분석하고, 금전적으로도 투자자들에게 보상해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2인 이상의 프로듀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술쪽을 맡은 프로듀서와 재정과 회계를 담당하는 프로듀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 두 사람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전문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본다면 '성공'은 눈 앞에 있다는 것이다.


설 대표는 내년 초에 초연될 '천국의 눈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국의 눈물'은 제작비 100억원이 소요되는 초대형 뮤지컬로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와 '지캘 앤 하이드''드라큘라' 등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참여해 브로드웨이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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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tarophine@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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