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현장을 전격 방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사고 현장인 백령도앞 해상은 북한과 매우 근접한 곳으로 북한군의 직접공격 범위내에 들어 있어 안보상 위험 때문에 역대 대통령이 한번도 가지 않은 곳이다.
백령도는 북한의 주요 진지가 밀집된 월례도에서 고작 11.7km, 장산곶에서 13.1km밖에 떨어지지 않고, 북한의 등산곶과 장산곶 등에는 지대함유도탄과 해안포가 집중 배치돼 있다.
때문에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방문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사고 직후 현장방문을 고려했으나 접경지역이라는 현장의 민감성, 보안상 위험성 등 만류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몇일간 사고 수습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관련 "안보상 위험에도 불구 대통령이 이번 사고를 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여전히 실종상태에 있는 젊은 병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방문을 결정했다"며 "깜짝 방문으로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이 대통령의 마음이 애타는 가족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면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 마음을 전하고 위로하기 위한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악조건 속에서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는 구조대원에게 생존자 구조를 위해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를 전하기 위한 국가 최고지도자의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방문은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 백령도까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지만 접경지역을 비행할 수 없어 대통령 전용 헬기인 1호기는 해상에서 1시간을 비행하는 등 총 1시간20분여만에 사고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독도함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독도함에서는 다시 고무보트를 타고 2.3km를 이동해 광양함에 도착했으며, 실종자 가족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구조대원들을 격려했다.
이후 고무보트로 독도함으로 이동해 헬기를 타고 백령도에 위치한 해병6여단을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최근 북한이 경제난으로 인한 어려움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을 위해 평소와 마찬가지로 공군의 전투 초계 비행이 함께 이뤄져 각종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