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0년-미래경영 3.0 창업주 DNA서 찾는다]
<4>SK그룹 최종건ㆍ종현 회장③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價 2000억 폭등
-반드시 성공 ‘배수진
-CDMA 상용화 ‘대박’
$pos="L";$title="";$txt="1991년 시카고대학교에서 SKMS를 강의하고 있는 최종현 회장.";$size="269,335,0";$no="201003151023569162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1994년 1월 중순 선경그룹 회장실. 최종현 회장이 김창근 그룹 재무담당 임원(현 SK케미칼 부회장)을 급히 찾았다.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공개 입찰과 관련해 확인할 것이 있어서였다.
1년 4개월여 전인 1992년 8월 최 회장은 어렵게 따낸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하는 대신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터라 그룹 차원에서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문제는 선경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1주당 5만여원에 불과하던 한국이동통신 주가가 50일 이상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주당 30만원 가까이 올랐다는 점. 그룹 내에서는 30만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당시 시세로 따지면 2000억원 이상 더 주고 사는 셈이었다.
최 회장은 정보통신 사업이 어떤 속도로 발전할 지와 5년 뒤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다면 얼마에 인수할 수 있을 지를 따져 물었고 김 부회장은 "정보통신 사업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만약 5년 뒤에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다면 5000억원은 더 줘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최종현 회장은 단호한 어조로 "사업을 충분히 준비해 왔고 미래가 밝으니 지금 2000억원을 더 주는 것은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니야. 10년 이내 1조~2조원의 이익을 낼 거야. 비싸더라도 무조건 사"라고 지시했다. 인수 가격만 427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이었다.
최 회장이 한국이동통신을 시세보다 비싸게 산 데는 특혜 시비를 없애겠다는 뜻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싸게 산만큼 반드시 정보통신 사업에서 성공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그룹이 망할 수 있다는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한국이동통신이 현재의 SK텔레콤으로 고속 성장한 데는 최 회장의 또 한 번의 파격적인 결정이 한몫을 했다. 그는 선경 손길승 이사(현 SK텔레콤 명예회장)를 한국이동통신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앉히는 등 소수를 제외하고 한국이동통신 현직 임원 전원을 유임시켰다. 가능한 기존 조직을 흔들지 말고 그대로 가져가고 선경의 문화가 한국이동통신에 자연스럽게 깃들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불안에 떨던 한국이동통신 직원들은 안정을 찾아갔고 이 같은 힘을 바탕으로 '단군 이래 가장 큰 소리 칠만한 기술'이라는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대박을 터뜨리게 된 것. 결국 오늘의 SK텔레콤이 있기까지는 직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최 회장의 선견지명에 힘입은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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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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