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소용돌이에 빠졌다. 중앙당 공심위 구성을 놓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가 격돌하면서 진통을 겪은데 이어 서울시당 공심위원 선정을 놓고도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6·2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둘러싼 친이계와 친박계의 공천 전쟁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11일 오후 친이계가 집단 퇴장한 가운데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중립의 이종구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의결했다. 공심위원에는 유일호(송파을)·구상찬(강서갑)·이범래(구로갑)·강승규(마포갑)·정태근(성북갑)·홍정욱(노원병) 의원이 선정됐다. 외부인사로는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안순철 단국대 정외과 교수,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공심위원으로 선정된 정태근·강승규 의원은 이날 의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친이계는 권영세 시당위원장이 제시한 이 의원의 공심위원장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태근 의원은 12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강남구청장 공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성진(강남을·친이계) 의원과 대립하고 있는 이 의원은 공심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는 당초 친박계 진영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친박계가 이를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친박계에선 진영 의원을 밀고 있는 친이계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친이계가 비교적 전투력이 약한 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대해 자신들의 뜻 대로 공천심사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중립성향의 이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대했는데 친이계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같은 갈등에는 이 의원에 대한 친이계의 앙금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6년 전당대회에서 이 의원은 강재섭 전 대표를 밀었고, 현재 이 의원을 반대하는 친이계는 당시 강 전 대표와 맞서다 떨어진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다.
서울시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의 위원장안을 이상득계 의원들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친이계가 반대하는 이유는 이 의원이 싫다는 것 뿐이 더 있느냐"고 지적했다.
친박계에서는 지난해 서울시당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친박-친이상득' 연합에 패배한 친이재오계가 앙갚음을 하고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경선에서 친이재오계는 전여옥 의원을 밀었으나 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한편, 공심위안은 다음 주 열리는 최고위원회 최종 의결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친이계의 반발로 부결될 가능성도 있어 최고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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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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