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신뢰 역부족... 안정적 헤지 전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키코(KIKO) 관련주의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화관련파생상품 거래로 순이익이 급증한 회사가 많았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키코로 입은 손실을 온전히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우신시스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4억8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40억1600만원을 기록해 199.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양호한 실적달성 배경에는 관련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도 한몫 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신기술 개발과 원가절감, 영업선 다변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 왔다. 전문가들은 우신시스템 경우 해외 법인의 지분법이익 증가와 원가 절감 노력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백산은 신제품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매출처 다변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도 지난해 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제이브이엠은 지난해 1월2일 주당 1만2100원에 불과하던 주가가 최근 3만800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관련주 재영솔루텍도 지난해 주당 700원을 밑돌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최근 주가는 2배 이상 오른 1500원선을 전후해 거래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키코 관련 손실에 대해 일정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배려했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을 온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부터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외화평가손실 속에 감춰진 수익성이 부각돼 주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정부의 각종 지원책 으로 이면에 가려진 장부상 손실액을 그대로 반영한다면 공시된 실적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키코 손실 부분이 완전히 면제된 것이 아닌만 큼 기업 스스로 청산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이브이엠은 최근 키코 손실부분 해소 및 긍정적인 업황전망 덕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 주가가 300%이상 올랐다. 재영솔루텍 역시 올 3월 만료예정인 키코 잔량 68만 달러와 300만엔을 지난해 12월 모두 청산했다고 밝힌 이후 주가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종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키코 기업들은 수출 주도형 기업들이라 환율 관리를 안 할 수 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파생상품이 아닌 선물환거래 등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헷지 방법으로 전환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던 키코관련주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키코 평가 손실이 일부 환입, 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해 올 초 관리종목에서 탈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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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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