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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택시장]악순환고리 되풀이…업계 줄도산 '공포'

<상>고사 일보 직전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주택시장이 동맥경화에 걸렸다. 미분양 아파트는 쌓이고 있으며 신규 아파트 단지는 불 꺼진 지 오래됐다.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급매물을 내놔도 문의를 하는 사람 조차 없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미분양' 물량 추이를 보며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짓겠다는게 정부 입장이지만 업계서는 부동산정책이 '실종됐다'는 한숨 뿐이다. 고사사태에 직면한 주택 시장을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


주택시장이 고사위기에 빠졌다. 미분양, 입주율, 거래 부진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여기에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 등 각종 규제까지 더해졌다. '부동산 규제 심화→기존 아파트 거래 부진→새 아파트 입주 부진→계약 포기ㆍ미분양 증가'라는 악순환 고리가 되풀이되면서 업체들은 부도 공포에 떨고 있다.

◆미분양…외환위기 때 보다 더 심각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12만3297가구다. 이는 1998년말 외환위기 당시 10만2701가구보다도 20%가 늘어난 수치다. 이는 통계상의 숫자일 뿐이다.문제는 아파트 분양 후 입주 때까지 비어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5만87가구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보다 180%나 급증했다. 아파트가 완공됐는데도 팔리지 않은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이는 곧바로 건설사의 자금압박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상당수 주택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주택업계는 이달 말이면 실제 전국 미분양이 16만가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도세감면 혜택 시한 종료로 본격적인 밀어내기 분양이 이뤄졌던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의 분양물량이 9만9917가구로 전년도 동기간보다 3배 이상 폭증한 탓이다.


분양 시장 환경도 나빠졌다. 올해 민간(25만가구)과 공공(18만가구)에 걸쳐 전국적으으로 43만가구의 주택공급 물량이 계획된 상태다. 특히 위례신도시나 보금자리 주택 2차분 등 입지 좋고 시세차익이 보장된 공공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라 민간 분양시장은 당분간 미분양 공포에 떨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입주 절반 미달 단지 속출...시행사 부도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 지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입주 기간이 지났지만 입주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 완공 후 입주율이 저조해지면 건설사나 시행사도 자금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대단지 아파트인 '영종자이' 시행사로 유명한 크레타건설이 부도처리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영종자이'는 지난 2006년 분양 당시 성황리에 분양을 끝냈지만 정작 지난해 11월 이후 입주가 시작 된 이후 고전은 면치 못하고 있다. 입주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입주율은 30%대에 불과하다.


로또로 불렸던 판교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이 곳 역시 지난해부터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아직도 10가구 중 3가구는 입주가 안됐다. 이 가운데 판교동 판교원마을 1단지(402가구)의 경우 지난해 9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현재 10가구 중 4가구가 비 어있다.


청약 당시 인기를 끌었던 서울 은평 뉴타운도 고전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은평뉴타운 2지구 B공구와 C공구에 들어선 동부센트레빌과 두산위브 아파트의 현재 입주율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아파트 거래 꽁꽁...지난해 10월 거래량의 60% 수준


신규 아파트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탓이 크다. 지난 1월 거래량만 놓고 보면 지난해 10월 거래량의 60% 수준에 그친다.국토해양부의 월별 거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5만5322건으로 정점을 이룬 이후 ▲11월 4만6048건 ▲12월 4만4944건 ▲올 1월 3만3815건으로, 최근 들어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1월 수도권지역 거래량은 1만176건으로 전월 1만2340건 대비 2164건 감소했다.


아파트 가격 약세도 거래시장을 움츠러들게 한 요인이다. 지난해 4월부터 강세를 보였던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1월(전월대비 -0.04%) 약세로 전환했다. 그나마 서울 지역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 직전월 대비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달 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최근 미분양과 대규모 입주 지연 사태가 급증하고 있는 경기도는 지난해 9월 이후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부동산 규제 심화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주택관련 대출규제도 주택시장의 동맥경화를 불러온 원인이다. 수도권 전역에 걸친 DTI 등 금융 규제가 시작되면서 자금력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주택 거래 수요층 자체가 얇아졌기 때문이다. 매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기존 주택 처분은 더 어려워졌고 이는 다시 아파트를 계약한 이들의 입주 지연 사태로 이어졌다. DTI 규제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DTI 규제는 기존 주택에만 적용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임의로 분양아파트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또 일부 은행은 DTI를 60%까지 적용하는 대신 3% 이상의 추가 금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혜택 종료 후 이에 따른 심리적 주택 구매 수요가 위축되기까지 했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월부터 감소하던 미분양이 11월부터 추세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가격약세와 수급부담이 해결되지 않는 한 미분양 물량과 입주지연 사태 등이 당분간 주택시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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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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