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년 맞아

시의성 및 정감 어린 글귀로 삭막한 도심 '청량제'
20년 역사 자랑...광화문 사거리 명물로 자리잡아


[아시아경제 김양규 기자]광화문 사거리를 지나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게 있다.

바로 광화문 1번지에 위치한 교보생명 빌딩의 이른반 광화문 글판 때문이다.


광화문 글판이 정감 어린 글귀로 도심 속 삭막함 속에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지 20년을 맞이했다.

교보생명은 1일 도시생활을 하며 늘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서울의 중심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의성 있고 정감 어린 글귀로 시민들 마음 속 휴식처가 되어온 교보생명의 광화문 글판이 올해로 20살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20년을 맞아 글판은 벌써 61번째로,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라는 문안으로 채워져 있다.


이 문안은 장석남 시인의 '그리운 시냇가'의 일부다. 글귀의 뜻은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로운 삶을 이어가는 시냇가 옛 마을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한 것.


교보생명은 글귀를 통해 주변을 둘러싼 갈등을 불식시키고 화합과 상생의 마음으로 따스한 봄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전달했다고 한다.


광화문 글판은 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문안을 선보이며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 받아 오고 있다.


광화문 글판은 지난 1991년 1월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광화문 사거리에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첫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로, 이 처럼 초기의 문안은 구호, 계몽적 성격의 직설적인 메시지가 주로 담긴 표어와 격언이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말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IMF 외환위기로,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는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으로, 광화문 글판에는 시심(詩心)이 녹아들기 시작했다.


이에 이듬해 봄 광화문 글판은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따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리면서 시민들에게 위안과 정감어린 글귀들로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광화문 사거리의 명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후 광화문 글판은 시민들의 가슴에 남는 명작들로 채워졌다.


IMF 외환위기로 암울했던 지난 1998년 겨울. 광화문 글판에 오른 고은 시인의 '모여서 숲이 된다 나무 하나하나 죽이지 않고 숲이 된다 그 숲의 시절로 우리는 간다'는 전 국민의 희망가가 되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신창재 회장 역시 대표이사로 취임하던 지난 2005년 5월 고은 시인의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로 교보생명의 각오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광화문 글판 문안은 '광화문 글판 문안선정위원회'을 통해 선정된다. 선정위원들의 추천작과 교보생명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들의 공모작을 놓고 여러 차례의 투표와 토론에 거쳐 최종작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광화문 글판을 가장 많이 장식한 작가는 고은 시인으로 7번. 이어 김용택 시인은 3편, 도종환ㆍ정호승ㆍ정현종 시인과 유종호 평론가는 각각 2편의 작품을 글판에 올렸다.


이외에도 공자, 헤르만 헤세, 알프레드 테니슨, 파블로 네루다, 서정주, 고은, 도종환, 김용택 등 동서고금의 현인과 시인 40여명의 작품이 광화문 글판으로 재탄생 했다.


이 같은 노력에 광화문 글판은 지난 2007년 12월 사람이 아닌데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리는 한편 2008년 3월에는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하는 '우리말 사랑꾼'에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가 은희경 씨는 "광화문 글판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명언, 명구와는 달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사색에 잠기게도 만들며, 때로는 장난스럽기까지 한 점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시민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문안들을 많이 소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화문 글판은 현재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에도 강남 교보타워,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 대전ㆍ부산ㆍ광주ㆍ제주도 사옥 등 총 7개 지역에 내걸리고 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