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계파갈등이 다시 한 번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한나라당을 양분하는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가 세종시 당론 변경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는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고, 친박계는 배수진을 치며 저지에 나섰다.
친이계 선봉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두언 의원이 섰다. 정 의원은 17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내일(18일) 오전 중으로 국회의원 20여명 동의를 받아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론 변경을 위한 '당내 공론화 요구→당내 토론→당론 표결' 수순의 첫 번째 관문에 들어선 셈이다.
특히 친이계 일부 핵심들이 산발적인 공세를 이어가던 기존의 모습과는 달리 범친이계가 조직적 행동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전날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워크숍을 갖고 당내 반대파 설득 작업에 돌입키로 결의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헌의 요건을 갖춰 요구하면 이를 받아들여 의총을 여는 것이 나의 의무"라며 의총 개최를 기정사실화했고,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 논의 거부는 정말 답답한 일"이라며 '토론 불참'을 선언한 친박계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의총에는 참석하되 표결에는 불참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의총이 개최될 경우 양 측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친박계 핵심인 4선의 홍사덕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의총에서 수정안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만 떠드는 것을 내버려 둘 순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세종시 원안 백지화가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는 자리에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김선동 의원은 "이미 당론으로 정했고, 국민과도 약속한 부분인데 토론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 친박계에 많다"면서도 "지금까지 세종시 수정안의 문제점을 제대로 발언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의총을 벼르고 있다.
그동안 "당론 변경을 위한 들러리"라며 토론 참여를 거부하던 친박계가 이같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계속 토론을 거부할 경우 떠안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박 전 대표의 거듭된 수정안 반대 발언에 대해 친이계가 "제왕적 총재 보다 더하다(정두언 의원)"며 '고집불통' 이미지를 덧씌우는 상황에서 토론 거부가 또 다른 비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가 무산될 경우 친박계가 야당과 손잡고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계가 토론을 거부한다는 분위기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굳이 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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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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