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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이 실종됐다" 건설사 중간관리자 수급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과장 세명, 차장 두명 보내주세요."


A건설사 개발사업 담당임원은 인사팀에 매일같이 "과장, 차장급 인력을 충원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인사팀이라고 해서 별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인사 담당자도 '과장, 차장급 인력 수급이 안 돼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중간급 실무자 기근 현상은 A건설사 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업체들도 겪고 있는 문제다.

과장은 기업에서 한 과(課)의 업무나 직원을 감독하는 직책을 말한다. 중간관리자이자, 실무 책임자인 셈이다. 늦어도 입사 후 10년 정도의 연차를 갖고 있어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회사의 역량과 장래성에 대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가정을 갖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는 수준의 연배기 때문에 일에 대한 열의와 성취욕도 높다. 여기에 한 부서의 허리로, 머리인 부서장과 팔ㆍ다리역할을 하는 말단 직원들과의 메신저(소통)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과장, 차장들은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10여년전 외환위기 여파에 몇 년간 인력 수급이 크게 줄었다. 현재 과장이 될만한 인재들의 숫자가 대폭 줄어든 셈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당시 '부도 도미노' 현상으로 인력 수급은 꿈도 못꾸던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건설업체의 중간급은 그야말로 공백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확대, 4대강 등 공공건설 물량 증가 등으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간급 해외건설 현장인력이 가장 문제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현장 실무자는 물론 기술자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H건설 관계자는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선에서 뛸 과장들이 부족해 부장ㆍ임원들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수주의 역할이 중요해진 가운데 협상을 위한 준비를 임원들이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전체적으로 인력 수급이 어렵자 본사는 물론 현장별에서도 개별적으로 인력 충원에 나선 경우도 있다.


D건설 관계자는 "사무직에서 과장이 부족한 것은 예전부터 나온 얘기"라면서 "건축, 토목 현장마저도 과장급이 부족해 부서장들이 현장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S건설의 경우 각 부서별로 1, 2명 이상 과장, 차장 인력 부족으로 일년 이상 공석이다. 그렇다고 경험이 많지 않은 신참들을 주요 현장이 마구잡이로 배치할 수도 없는 노릇.


S건설 인사 담당자는 "1년째 과장자리가 공석으로 비어있다"며 "워낙 적은 풀에서 제대로 된 인원을 뽑으려 하다보니 공석인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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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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