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형 건설사인 A사는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의의 아파트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인근 다른 건설사 아파트들의 입주율이 30%를 밑도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계약자들이 입주를 미루고 잔금을 내지 않으면 건설사로서는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고민 끝에 D사는 정식 입주 기간인 3개월내 입주를 마치면 잔금을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주택업체들이 '불 꺼진 창'에 불을 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입주가 안 되면 분양가의 30~40%에 달하는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사내에 전담조직까지 구성해 계약자들에게 1대1 세무·대출 상담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입주가 어려운 경우에는 직접 전매를 알선해 주는 등 전방위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정식 기간내 입주를 마무리 하면 분양가를 일부 할인해 주는 곳도 있다. 입주가 지연될 경우 잔금 회수가 늦어지면서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가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초기 입주자들에게 선물을 제공하거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고전적 마케팅 방법이 된지 오래다. 입주 서비스도 예전에는 입주 청소 등이 전부였지만 요즘에는 교통비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잔금 할인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기도 한다.
B건설사는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아파트의 일부 주택형에 한해 입주를 빨리 하면 잔금을 깎아 주고 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정식 입주 기간 내에 잔금을 모두 내면 납부 시기에 따라 최고 1억원 가량을 할인해 준다"고 말했다.
관심이 높은 자녀 교육을 앞세워 입주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단지들도 있다. B사는 대구시 수성구 아파트에 한 유명 영어학원을 유치하고 입주민에게 2년간 무료 수강 혜택을 주면서 입주율이 높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아파트 역시 단지 내에 유명 학원을 유치하고 무료 수강권을 주는 식으로 입주율을 높였다.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새집에 입주하지 못하는 계약자들을 위해서는 기존 집 매도를 도와주거나 전세를 대신 놔 주기도 한다. 이 같은 중개업소 네트워크는 계약자들을 위해 전세입자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계약자를 대신해 업체들이 계약자 기존 집 주변이나 입주단지 주변 중개업소에 매도·전세 물건을 내놓고 중개수수료를 좀 더 얹어 주는 식으로 계약을 유도한다. 잔금을 낼 돈이 없어 입주를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대출도 알선한다. 계약자들에게 집단 대출을 받게 하면 이자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지난해 9월 말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아파트와 지난해 상반기 집들이를 한 남양주시 오남읍의 아파트 단지가 이런 경우다.
또한 입주대행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계약자들을 직접 접촉해 성향을 파악하는 건설사도 있다. 한 입주대행업체 관계자는 "입주 3~6개월 전부터 입주 예정자들을 일일이 접촉해 실수요인지, 투자수요인지, 입주를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자들과 만나 입주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한 뒤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효과가 무척 좋아 건설사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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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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