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은행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이후 달러화 매도가 급증했으나 이내 안전자산 선호 차원에서 달러 매수심리가 부각됐다.
원·달러 환율이 연초 급락세를 접고 조정을 나타내고 있던 중에 더욱 더 상승 압력을 받게 됐다. 지난 11일 1117.5원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환율은 다시 1150원을 찍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본 투자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규제 개혁의 내용은 일단 두가지.
은행이 헤지펀드, PEF, 자기매매 기관을 소유 및 투자, 후원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것과 최대규모의 금융기관들에서 부채의 과도한 증가가 일어나는 것에 대한 제한적 조치다.
아직 법안이 언급만 된 상태지만 단기적으로 씨티그룹, JP모간, BoA 등 상업은행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문석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달러유동성이 많이 풀렸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듯하다"며 "리스크테이킹을 하는 헤지펀드/PEF 등이 타격을 입게 되면 캐리트레이드가 위축되고 이머징시장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동안 이머징 통화 강세에 베팅한 외국인 자금이 차익실현 및 포지션 조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방안 발표 등에 따라 향후 투자 은행들의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에 대한 등 투자가 크게 감소할 경우 한국으로의 자본유입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사모펀드 등의 투자 규제가 이뤄질 경우 국제자금 흐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물론 모처럼 안정세를보이던 환율이 혼란스러운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문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길게 볼 때는 경제금융의 안정을 위해 바람직한 조치이지만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경기나 금융 부문의 상당한 리스크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당분간 이머징 환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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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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