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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 호주의 인도학생 연쇄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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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인종주의일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1901년 호주의 연방제와 함께 이민법이 발의 됐고 그 이민법의 내용이 그 유명한 '백호주의'라 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백호주의는 1975년 인종 차별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정책이 됐지만 최근 인도 학생들에게 일어난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다시 예전의 인종차별 국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피플&뉴앵글] 호주의 인도학생 연쇄 습격사건 멜번에서 인도학생들의 주도로 열린 인종주의 반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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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년과 재작년에 인도 학생들은 다수에 의한 여러번의 린치를 당하면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08에는 5명에게 집단 린치를 당한 23세의 요리사가 현재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 있으며 회계학을 전공하던 26세의 한 학생은 10명에게 집단 린치를 당해 오른쪽 눈이 실명되는 사건도 있었다.


2009년에도 5월9일, 인도 학생이 호주 10대들에게 드라이버로 공격을 당하는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돼 시드니, 멜번에서 인도학생들의 주도로 인종주의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듯 보인다. 올들어 멜번에서만 이미 두명의 인도인들이 희생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산발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인도학생 공격 사건은 호주에서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도인 공격 사건들을 분석하는 시각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공격한 사람들이 전부 백인들은 아니었다는 점과 이미 멜번에는 인종주의에 반하는 법안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인종차별에 의한 범죄라고 볼 수 는 없다고 보는 의견이 한축을 형성하고 있다.


다른쪽에선 인도학생들 공격은 분명히 인종주의적인 성격이 섞여 있으며 그 이유는 세계경제 악화로 인한 불안감 상승에 따른 인종주의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사실 1901년 연방제와 더불어 의회를 통과한 소위 '백호주의'이민법의 경우에도 그 당시 호주 '골드러시'시기에 넘어오기 시작한 중국인 이민자들과 청일 전쟁 승리 후, 아시아 지역 강대국으로 떠오른 일본 이민자들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단순히 피부 색깔의 차이가 아니라 경제권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 됐던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1975년 인종차별 금지법과 함께 인종차별 없는 다민족 국가의 건설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무의식적인 공포가 현실로 발현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피플&뉴앵글] 호주의 인도학생 연쇄 습격사건 인종주의를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

단순한 호주 내부의 인종주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 외에도 인도학생들에 대한 공격은 호주-인도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가 유감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학생들의 호주 학생비자 신청율은 46%가 감소했으며 국제학생들의 호주 학생비자 지원 역시 26%나 줄어들었다.


총 137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호주 교육 산업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인도뿐 아니라 중국 정부도 호주내 인도인 학생 공격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뉴질랜드 같은 경우에는 호주와 절대적으로 다른 나라, 곧 호주에서 일어난 인도인 공격 사건과 뉴질랜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라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자국내 교육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인도인에 대한 연속적인 공격 사건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라고 공공연하게 외쳐대던 호주 사회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외교적 무대에서도 자신들의 입지를 좁히는 역할을 함은 물론, 교육 산업에까지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많은 이민자들로 구성된 국가이기 때문에 인종주의 범죄가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떤 방식으로 호주 정부가 이 사태를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해 외국에서 온 학생 및 이민자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글= 김준용
정리= 박종서기자 jspark@asiae.co.kr


◇ 부산 출신으로 펑크음악과 B급 영화를 즐기는 김준용 씨는 한국의 도시 소음과 매연을 견디지 못해 도피유학을 결심했다. 준용씨는 딴지 관광청 기자로 재직하면서 필리핀과 호주의 오지만 골라 돌아다닌 경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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