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따른 산업계 영향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원ㆍ달러 환율 급락에 따라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쟁국 통화의 동반강세, 품질 및 기술경쟁력 정도, 원화강세 효과의 수출가격 전가 가능성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환율하락이 지속되면 원자재 수입비용이 줄어들고 외화차입금의 이자부담은 줄어들지만 원화로 표시되는 매출 감소폭이 더 커 판매와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을 주로 하는 내수업종에 비해 수출 업종이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산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원화 강세가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2.1% 감소하며, 경상이익도 1.7%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의 영업이익이 6.36%나 감소해 가장 큰 손해를 보며, 자동차산업과 섬유산업도 각각 3.6%와 1.94%의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조선업은 단기적으로는 주요 업체들이 환 헤지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어 채산성이 유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미 수주한 물량의 환차손을 가격에 반영할 수 없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사의 경우 일단 버틸 수 있지만 수주난에 허덕이는 중소형 조선사는 또 다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금융이자에 환율하락, 수주급감으로 현재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사실상 회사 수익이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제조업체들 역시 피해가 불가피하지만 해외 현지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과거에 비해서는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SK에너지 등 정유업계는 오히려 환율 하락이 반갑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커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 결제하는 대금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원화값이 10% 오르면 철강업계 영업이익은 0.76%, 정유업계는 3.06%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ㆍ전자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경우 수출 가격 하락이 불가피 하지만 원자재 수입비중도 높아 이를 상쇄할 수 있어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은 글로벌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으로 인한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총 30여개 이상의 통화로 제품을 매매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외 공장에서도 각종 부품 등 국내 생산제품 적용량이 상당해 수출차액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다 국내 생산거점에서 수출되는 제품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장기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이 장기적인 원화강세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올 한해 목표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율 변동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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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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