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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충청권 술렁…허탈, 분노 속 일부는 ‘찬성’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신발 끈을 다시 조여매고 맞설 태세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세종시 발전방안’ 발표가 나오자 충청권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세종시가 들어서는 연기군지역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다. ‘수정안 반대’를 외쳐온 시민단체들은 일전을 벌일 태세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신발 끈을 다시 조여매고 정부와 맞설 각오다.


TV뉴스속보에 귀를 기울이는 현지주민들도 허탈한 표정이다. 세종시 발전방안 사수를 위해 자주 모였던 조치원역 광장과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 시장 등을 오가는 지역민들 모두 얼굴이 그리 밝지 않다.

폭설과 강추위 속에서도 연기군청 앞 농성장엔 행정도시를 사수하려는 군민들의 단식이 발표에 아랑곳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세종시 발전방안’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드러내놓고 정부 발표를 ‘찬성 한다’고는 않지만 오히려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큰 기업들이 오고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면 일터 마련은 물론 풍부한 먹거리가 생겨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점치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오늘(11일) 밤 정운찬 국무총리의 대전지역 방송 3사 공동토론회 때 상세히 설명될 예정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가장 큰 곳은 지역주민들을 포함한 충청권 시민단체들. 모든 단체들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입주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원안 관철’을 주장할 뿐이다.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삼성 등 대기업의 세종시 입주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행정도시’가 사라지고 ‘재벌 특혜시’만 남게 되며 삼성의 입주결정은 정권과의 야합작품이란 견해다.


비난의 화살은 삼성그룹 쪽에도 향했다. 삼성이 끝내 정권과 야합해 ‘행정도시 백지화용 총대’를 메고 나선 이상 그냥 있지 않겠다고 공격했다. 세종시는 지금 정권과 더불어 삼성재벌의 ‘무덤’이 되고 영원히 ‘족쇄’가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세종시와 가까운 충북도는 중복투자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공장을 세종시에 세울 경우 충북이 미래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태양광산업 및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기능이 겹친다는 지적이다.


세종시가 아니라면 SK의 신재생에너지분야를 충북으로 끌어들일 수 있지 않았느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세종시 부근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산업단지 분양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다. 세종시 입주 대기업에 땅값을 싸게 해주면 충남 서북부지역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다 죽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천안, 아산, 당진, 서산, 논산 등이 아우성이다.


정부가 입주 기업 등에게 파격적인 값에 땅을 팔고 세제혜택까지 주면 그에 따른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지자체별로 대규모 산업단지를 만들고 있거나 조성할 계획이어서 타격이 온다는 주장이다. 당장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곳은 천안시와 아산시다. 삼성전자 아산 탕정LCD(액정표시장치)공장의 일부 시설이 세종시로 옮겨갈 확률이 높아 긴장감은 더하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잡은 천안시 성남·수신면 일대 150만㎡ 규모의 제5일반산업단지 조성원가는 3.3m²당 80만 원대로 땅 분양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들이 땅 값이 절반 밑으로 싼 세종시로 갈 게 아니냐는 판단이다. 이럴 경우 수도권 기업유치는 물 건너갔다는 견해다.


아산시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당장 2132만m² 규모의 아산신도시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계획단계인 서부첨단산업단지(622만㎡)도 사업성공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 인구가 세종시로 가면 몰라도 삼성 등 대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부근의 시?군 인구가 몰려갈 경우 또 다른 피해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산, 당진 등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만 세종시보다 수도권 접근성 등 입주여건이 뛰어나게 좋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곧 불어 닥칠 ‘세종시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충남권 경제계, 산업계, 학계, 지역정가 사람들도 세종시 수정론 발표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땅값 폭탄 세일’의 우휴증이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가 정부직할 특별자치시라도 되면 ‘부메랑효과’가 나 지역을 더 죽인다는 예견이다.충남북부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 후 충남으로 오려던 기업들이 계획을 취소하거나 왔던 기업들이 서울로 다시 올라가려는 곳까지 생기고 있어 세종시 발전방안 발표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종시와 거리가 좀 떨어진 충북 청주, 충주 등지와 대전시를 포함한 나머지 충남지역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일부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과 상당수 대전시민들은 ‘세종시 발전방안’이 오히려 연기군민들에게 더 실익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로 대표되는 울산시, 포스코(옛 포항제철)가 들어선 포항시·광양시, 조선회사가 있는 거제시 등 기업도시민들의 소득수준이 상위권이 된 점을 좋은 예로 들고 있다.


반대 기류가 거센 충청권의 분위기 속에 말을 자제하면서도 ‘긍정론’을 펴고 있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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