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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된 이 전 회장, '올림픽·국격향상' 과제

[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우경희 기자]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전격적인 정부의 사면복권 결정으로 족쇄를 풀었다. 정부는 이번 특별 사면복권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유치는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가경제의 본격적인 성장 등의 무거운 과제를 이 전회장에서 부여했다.


이 전 회장이 사면복권을 통해 IOC 위원직 상실의 위기를 넘기게 됨에 따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스포츠 외교가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삼성의 최대주주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인 이 전 회장이 직접 글로벌 민간 외교사절로 활약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국격(國格) 향상'에도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최우선 과제=이 전 회장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단독사면 결정은 사실상 3수째를 맞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실패로 끝날 경우 더이상 4수가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부는 물론 이 전 회장과 삼성 역시 유치전에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최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사면복권된 후 여수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현대기아차그룹 전체가 국민 여론에 대한 도덕적 부담을 해소했던 전례가 있어 이 전 회장과 삼성으로서는 올림픽 유치가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의 사면=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등식이 꼭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경쟁국들의 전방위 외교가 시작된 상황이어서 부담은 더욱 크다. 프랑스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앞장서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 역시 뮌헨 유치를 위해 유치위원장인 토마스 바흐 IOC 수석위원장이 직접 나서 IOC 위원들과 접촉하는 등 동계 올림픽 유치는 이미 국가 대항전 양상을 띄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삼성은 반드시 유치전을 승리로 이끈다는 각오아래 총력전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차피 삼성으로써는 국내 유일의 올림픽 파트너 기업으로써 국내에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경우 안게 될 유ㆍ무형의 소득을 감안하면 이를 적극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되레 그룹의 역량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됐다는 점에선 유리한 측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하계올림픽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등 전방위 스포츠외교를 펼쳐왔다"며 "여기에 전국민적 염원이 된 동계올림픽 유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유치를 확정짓는다면 삼성의 브랜드가치와 이미지 역시 국내외서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IOC 위원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전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파트너 기업으로서의 역량과 이 전 회장을 중심으로 IOC내에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겠다는 것.


재계 역시 이번 이 전회장의 특사가 평창 올림픽 유치 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의 사면복권으로 이어져 기업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을 포함한 재계 인사들의 사면복권을 지속적으로 청원해 온 대한상의의 고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그간 국가경제 발전과 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온 만큼 이번 사면을 계기로 국가경제 발전에 더 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비롯해 스포츠계에서 역할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면복권 청원 대상이던 많은 기업인들이 사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역시 조속한 시일 내 사면돼 다시 국가 산업발전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경제 기여, 글로벌 광폭행보 기대=사면설이 확산되던 이달 초 이 전 회장이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미국을 방문한다는 설이 나돌았다. 연말 사면복권이 가시적인 가운데 그간 칩거해 온 이 전 회장이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최근 인사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을 포함한 신세대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삼성에 이 전 회장이 복귀할 공산은 높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의 최대주주이자 국내 기업의 상징인 이 전 회장의 행보는 움직임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 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평이다. 삼성 복귀 여부와 관계 없이 민간 경제외교사절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달 중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가 이 전 회장의 공식 복귀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TV 등 고부가가치 가전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한국 기업의 상징인 이 회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 만으로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개편될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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