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견고한 회복을 보이면서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설비 투자에 나선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와 엘피다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를 앞지르기 위해 나란히 투자 확충 계획을 내놓았다고 22일 보도했다. 삼성은 내년도에 모두 5조5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반도체 생산 1위를 다진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도시바는 1000억엔(약 1조3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초 최신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의 낸드플래시 주요 생산업체인 샌디스크(SanDisk)와 합작 공장에도 500억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40%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엘피다는 히로시마에 있는 D램 생산 공장에 올 10월까지 400억엔을 투자한데 이어 2011년 3월말까지 600억엔을 추가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엘피다는 이번 투자를 통해 현재 80%를 차지하고 있는 65나노미터의 설비를 대폭 줄이고, 45나노미터 설비를 전체의 60%까지 늘릴 방침이다. 65나노미터에서 45나노미터로 설비로 교환하면 집적도가 두 배 높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량을 30%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엘피다와 도시바는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각각 올 회계연도에 1473억엔과 1000억엔 규모의 손실로 볼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엘피다는 중국 쑤저우의 신규 공장 설립을 중단했고, 도시바는 일본에 두 개의 생산라인 건설 계획을 연기했다.
그러나 올 여름 들어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올 여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7을 출시하면서 D램 반도체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 D램 시장회복으로 D램 가격은 올 초에 비해 300% 뛰었다. 가격 상승효과로 1분기(6~9월) 엘피다는 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흑자를 기록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도 크게 늘었다. 스마트폰 등 고급 휴대전화 시장 확대와 애플의 아이팟과 같은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낸드 플래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시장의 수요 회복이 일본 업체들의 반도체 투자를 이끌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한발 늦은 투자가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반도체 시장의 짧은 경기 순환 주기를 감안하면 현시점의 투자가 결실을 맺을 시기에는 시장이 다시 하향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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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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