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재정부 국과장의 고백 "더블딥 올 수 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0초

거시경제 총괄부서 관계자 "내년 경제 최대복병"
금리조정 등 출구전략 신중 확장기조 지속 필요


우리경제가 내년에 더블 딥(경기회복 후 침체)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목소리가 정부내에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국과장중 상당수가 전세계적으로 재정투입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가 내년 상반기이후 사라지면서 더블 딥 리스크가 커질 경우 우리 경제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기획재정부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은 3일 "내년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은 더블 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위기상황에 대응한 정책효과가 소멸되는 상반기 이후, 우리경제가 자생적으로 얼마나 버텨 줄 수 있을 지 확신이 없다"며 더블 딥(경기회복 후 다시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가 나아지는 조짐을 보이자 출구전략 시행, 재정 건전성 회복 등을 주장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지만 자칫하면 오히려 더블 딥의 골을 깊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하반기에 더블 딥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부 관계자들은 공히 2ㆍ4분기와 3ㆍ4분기의 회복이 생각보다 빨랐지만 향후 성장 방향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등 성급한 출구전략 시행은 더블 딥의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장급은 "미국은 향후 2~3년간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한 경기회복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확장적 재정정책의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국장급 관계자는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미국의 금융부실이 여전해 대외의존도가 80%가 넘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의 부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가계 대출 부실의 위험도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기침체 따른 고용부진도 나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 교수 등 대표적인'닥터 둠(Dr. Doomㆍ비관론자)'들의 암울한 전망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앨런 그린스펀 FRB 전 의장과 같은 긍정론자들 까지도 미국의 내년 더블 딥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내년 더블 딥에 빠질 경우 재정약발이 소진되는 한국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재정부 국과장들은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출구전략 시행이 지나치게 빠르면 소비나 투자가 위축돼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을 가능성이 너무 높다"면서 "부동산 과열 우려 하나만 가지고 금리인상을 운운해선 안된다며 지금 시점에서 금리조정은 큰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실무자들의 이같은 시각은 수장인 윤증현 장관이 평소 더블딥 전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게 문제다. 윤 장관은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와 주요국의 정책대응능력, 국제공조체제 등을 감안할 때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