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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 내년 더 혹독한 시련"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모건스탠리가 내년 초 영국이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0일 영국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르면 내년초부터 자본유출·국채투매ㆍ파운드추락ㆍ국가 신용등급 하락까지 연쇄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국내 총생산(GDP)의 12%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이보다 악화된 13.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더 혹독한 2010년'이라는 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밝히고 늘어나는 재정 적자로 인해 영국이 국가신용등급 중 최상 등급인 트리플 에이(AAA)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올해 세계적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를 비롯한 무디스 등으로부터 국가 신용도가 하락 할 수 있다는 경고를 수차례 받은 상황.


또한 영국 정부가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0.5%로 유지해오던 기준 금리 역시 파운드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인상시켜야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영란은행(BOE)은 그 동안 인플레이션과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 금리 인상을 신중히 검토해 오고 있었지만 더블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행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가들 사이에 영국이 더블딥 침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연이어 제기됐다. 하지만 주요 투자은행이 공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경고한 것은 모건 스탠리가 처음이다.


보고서에서 모건 스탠리는 내년 파운드화 가치가 무역가중치 기준으로 10% 이상 하락하고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150bp상승해 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국채 발행 비용이 그리스와 같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선진국은 물론이고 멕시코나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또 BP와 테스코를 포함해 우량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보다 영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모건 스탠리는 경고했다.


모건 스탠리는 영국 정부가 호황기 때 경기 사이클 하강에 대비해 유동성을 비축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전 스페인과 핀란드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이 GDP 대비 2% 내외의 재정흑자를 기록했을 때 영국은 GDP의 3%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 여기에 세수의 27%를 차지하는 금융권이 극심한 경영난에 빠졌기 때문에 영국 정부의 돈가뭄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모건 스탠리는 설명했다.


BGC 파트너의 데이비드 뷰익은 "영국은 부가가치세를 20%까지 올리고 재정 지출을 급속도로 줄여야한다"면서 "영국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과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카메론이 이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누구도 이 문제를 직면할 용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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