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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현대백화점에 들르면?

컨시어즈 4인이 본 국가별 특성 … 중국은 '가격불문형' 일본은 '알뜰·소심형'이 많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올 한해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 수가 벌써 700만명을 넘어섰다.


명동이나 강남 등에서도 쉽게 마주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과연 한국의 어떤 상품들에 반했을까? 그들의 쇼핑백 안에는 어떤 물건들이 들었을까?

월평균 외국인 2000명을 응대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컨시어지(외국인 전담 안내원) 4명을 통해 '나라별 쇼핑 스타일'을 읽어봤다. 현대백화점은 2005년 업계 최초로 본점·무역센터점에 컨시어지 제도를 도입한 이래 현재 영어, 일어,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 4명의 전담 컨시어지를 두고 있다.


◆ 중국인, "가격 불문하고 한국산이면 OK" = 외국인 중 가장 큰 손 고객은 중국인이다. 이들은 고가의 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등 희소성 있고 트렌디한 자기만의 명품을 많이 찾는 반면 중국인들은 여전히 샤넬과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빅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

최근에는 한국산 화장품과 여성복 등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 '설화수', '오휘' 등 국산 화장품을 일인당 50만~70만원씩 쇼핑하고, 한 번에 100만원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어 평균 10만~15만원 구매하는 일본인들과 대비된다.


사업차 한국을 찾았다가 아내 선물로 한국산 화장품을 사가는 남성이나 강남에서 성형수술을 마친한 후 선글라스나 화장품을 사가는 중국인 고객들도 많다.


국내 여성복으로는 '오즈세컨', '보브', '쿠가이' 등 트렌디한 브랜드가 인기다. 정혜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컨시어지는 "일부 외국인 고객들은 한국 여성들처럼 꾸미고 싶다면서 강남 여성들이 주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화장품을 많이 쓰는지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미 있는 사실은 한국 브랜드라도 'Made in China'는 골라내고 'Made in Korea'만 찾는다는 점. 또 아무리 부자라도 일단은 '깎아 달라'는 요구가 몸에 배어 있다.


◆ 일본인, 입소문 난 '맛집' 순례도 = 일본인들은 한 품목 쇼핑하는데 중국인의 2배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들은 한국 옷이나 화장품을 사긴 하지만 성분 등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법이나 기능을 세심하게 묻고 확인한 후에야 단품 또는 소량 구매를 하는 '알뜰 소심형'이 가장 많다. 윈도우 쇼핑도 즐기고 백화점 세일이나 사은품 증정에도 민감하다.


일본인 쇼핑객들은 또 작은 친절에도 쉽게 감동하는 '온정형'이 많다. 컨시어지 서비스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명함을 건내거나 귀국 후 메일이나 편지를 보내오는 외국인은 대부분 일본인이라고 한다.


일본인은 다양한 식도락을 즐긴다. 정혜란 컨시어지는 "쇼핑이나 택스 리펀드 외에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강남의 유명 맛집, 가로수길이나 코엑스몰, 로데오거리 등 관광쇼핑지 순이다"고 말했다.


변효진 현대백화점 본점 컨시어지는 "재방문이 많은 탓인지 '밀탑 팥빙수', '4월의 보리밥' 등 한국여성들이 좋아하는 유명 맛집의 이름을 적어오거나 잡지를 들고 와 위치를 묻는 경우가 많다"며 "동방신기 믹키유천 어머니가 한다는 '타임아웃'이나 엔터테인먼트사 SM이 운영하는 노래방 '에브리싱' 등 한류스타와 관련된 점포의 위치를 묻는 이들도 꽤 많다"고 전했다.


◆ 미국·유럽계, 한국적인 실용형 선물 선호 = 영어권 관광객들은 값이 싼 자국 화장품을 주로 구매하는 '실용형'이 많다. 구매시 꼭 그날의 환율을 따져 자국 대비 가격 이점을 확인해 보고 구매한다.


여행 중 날씨에 따라 양말, 스카프 등 계절 소품이나 한국산 캐주얼웨어를 사 입기도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인처럼 한국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다. 선물로는 홍삼, 인삼주, 도자기 등과 같이 한국적인 상품을 선호하며, 삼성, LG 등 첨단 최신 가전제품을 구경할 수 있는 매장을 찾기도 한다.


아랍계 쇼핑객들이 방문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들 가운데는 지위에 따라 많게는 5∼10명의 경호원과 수행원, 가이드 등을 대동하고 명품백을 한번에 3~4개씩 사는 '보스형'도 있다. 국내 백화점을 찾는 동남아계 고객은 아직까지는 숫자가 적은 편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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