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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인기에 부침개집 불나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토속식당 매출 50% 껑충 와인바는 매출감소에 울상


#사례 1. 사당동에서 부침개전문점을 운영하는 고문선 씨(52)는 요즘 신바람이 났다. 남들은 불경기 탓에 '울상'이지만 고 씨는 막걸리 매출이 늘면서 부침개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부침개 관련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었다.

#사례 2. 청담동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송영진 씨(37)는 업종전환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청담동이란 프리미엄을 안고 가게 오픈에 수억 원을 쏟아 부었지만 최근 손님들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까워 사업전환을 미루고 있지만,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막걸리가 국내 술시장의 판도를 바꾸면서 관련 업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막걸리와 궁합이 잘 맞는 부침개의 재료인 부침가루는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부침가루의 판매액은 지난 5월 5억5000만원, 6월 5억6000만원, 7월 5억8000만원, 8월 5억9000만원, 9월 9억3000만원, 10월 6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서양 전통술인 와인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치즈와 와인글라스 등 와인 용품은 물론, 관련 업종의 매출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와인수입업체들의 매출 또한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10% 정도 감소했다.


국내 와인시장 1위인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와인이 2~3년 전부터 관심이 많이 줄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침체와 함께 막걸리가 국산 제품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주고 정부에서도 후원하니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인 관련 제품도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치즈(와인용 치즈 포함), 와인글라스, 와인용품(따개 등)의 관련 상품 매출은 5월부터 10월까지 각각 39억2300만원, 36억7300만원, 38억1400만원, 43억7000만원, 37억2700만원, 37억3300만원으로 월별로 등락폭이 있으나 추석 명절을 제외하면 감소 추세다.


한때 청담동 등 강남 일대를 근거지로 큰 인기를 끌었던 와인바&레스토랑도 문을 닫는 곳이 수두룩해졌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경기한파에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같은 해 가을부터는 개점휴업을 넘어 아예 폐점을 하는 곳이 늘었다.


한 와인 전문 레스토랑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주인을 바꾸더니 결국 문을 닫는 와인 바와 레스토랑이 일주일에 2~3개씩 나오기 시작했다"며 "청담동 와인바를 찾는 주 고객 중 금융업 종사자들이 많기 때문에 매출에 더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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