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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죄는 ECB- 푸는 BOE 출구 '속도차'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보다 출구전략에 있어 한 걸음 앞서 나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있었던 금리정책 발표에서 ECB는 유동성 회수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나선 반면 BOE는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한 것.


◆ 출구 문고리 잡은 ECB = ECB는 이날 출구전략의 첫 발을 내밀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금리를 1%로 동결한 한편 유로존의 신용경색을 풀기위해 실시하던 은행 대상 1년 만기 단기 대출 프로그램을 내년부터는 중단하기로 했다. 단기 대출 제도의 존속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권은 ECB가 단기 대출을 내년까지 이어가기를 원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것.

ECB는 지난 6월 유로존 은행들에 4420억 유로의 단기 대출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9월에는 750억 유로를 지급했다. 또 오는 12월15일 세 번째 유동성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ECB는 최근 은행 긴급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단기 대출 프로그램을 종료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또 일단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ECB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이에 대해 점진적인 양적완화 정책의 중단을 약속했다. 그는 “은행권에 고정금리로 무제한적으로 대출을 해주던 것을 포함한 유동성 공급 정책들은 앞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에서 당장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내달 회의에서 긴축을 위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월에 있을 긴축 결정을 예고한 것이다.


아울러 ECB가 12월 유로존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지난 9월 ECB는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전년대비 4.1% 감소하고 내년에는 0.2%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유럽위원회(EC)는 지난 3일 내년 유로존 경제가 0.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성장전망을 상향조정했다.


다만, 트리셰는 ECB가 12월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회수 정책이 곧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경기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편이고 선제적인 금리를 올리기에는 인플레 압력도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 유동성 공급 확대한 BOE = BOE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확대에 나서며 대조를 이뤘다. 영란은행은 이날 유동성 공급을 위한 채권매입 규모를 기존 1750억 파운드에서 250억 파운드 확대, 2000억 파운드로 늘렸다. 금리는 예상 했던 데로 사상최저 0.5%를 유지했다.


영란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3분기 영국 경제가 -0.4%의 성장률을 기록, 침체 탈출에 실패하며 시장을 실망시킨 데 따른 것이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심지어 일본까지 이미 성장세 전환에 성공했는데 영국만이 여전히 침체를 나타내고 있는데 대한 위기감이 부각된 것. 또 일부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영란은행의 채권 매입 확대 규모는 예상치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48명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2250억 파운드였다. 또 확대폭 역시 프로그램이 시작된 3월 이래 가장 적어 영란은행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세에 더욱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와 증권의 콜린 엘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매입 확대 규모는 영란은행이 이를 종료할 때가 다 됐음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내년 2월까지는 변화를 주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HS글로벌 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처 이코노미스트도 “내년에 경기가 갑작스럽게 크게 후퇴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이번이 마지막 확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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