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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로 부활한 '팔만대장경'

화천기계, '시리우스 유엘 플러스' 원본 재현
알루미늄.티타늄 소재로 월등한 정밀도 구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서울 가산동 화천기계공업 전시장에 가면 눈에 띄는 전시물이 있다.

알루미늄과 티타늄판으로 만든 '팔만대장경'이 그것이다. 화천기계공업이 지난해 출시한 첨단 공작기계 '시리우스 유엘 플러스(SERIUS-UL+)'라는 기종으로 만들었다.


시리우스 유엘 플러스는 1㎛(마이크론, 1000분의 1mm)의 정도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머리카락 1개(약 50~100㎛)를 100개로 쪼갤 수 있는 수준임을 의미한다. 공작기계는 고속 회전수로 가공을 하면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기계 및 제작 대상 제품의 변이 현상을 막는게 기술의 핵심인데, 이 제품은 최대 2만rpm(분당회전수)에 달하는 고속 회전 가공을 진행하면서도 열 발생으로 인한 제품 변이 현상을 3㎛ 수준으로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국내 공작기계중 최고 성능이자 해외 메이저 업체와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좋은 기계를 만들었는데 일반인들에게 우수성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아이디어 회의 끝에 회사 연구진들은 팔만대장경 제작에 도전키로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어 홍보효과도 뛰어날 것으로 기대될 뿐만 아니라 정밀도 실험도 함께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목판 한 개에 해당하는 팔만대장경을 5등분해 공구를 교체해 가면서 고속 회전수로 장시간 가공할 경우 각 구간별로 얼마 만큼의 결과의 차이가 생기는 지 알아보기로 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팔만대장경이 완성됐고, 즉시 측정에 들어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같은 조건으로 일반기계에서 가공할 경우 대략 20~30㎛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시리우스 유엘 플러스로 만든 팔만대장경은 3㎛의 활자의 높이 차이만 발생한 것. 당연히 일일이 손으로 직접 작업해 완성한 팔만대장경 원본보다 훨씬 뛰어난 정밀도였다.



그렇다면 총 8만1000여장에 이르는 팔만대장경 전체를 이 기계로 만드는 데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팔만대장경 원본은 연인원 10만명 내외의 인원이 12~16년에 걸쳐 완성한 대장정이었다. 시리우스 유엘 플러스로 팔만대장경을 만들 경우 한 동판당 소재에 따라 알루미늄은 12시간, 티타늄은 25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가공하는 소재가 다르고 작업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알루미늄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 기계 100대로 약 1년이면 모든 팔만대장경을 만들 수 있다. 원본 제작에 동원된 연인원 10만명에 상응하는 공작기계 10만대를 갖출 경우 하루에라도 제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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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렬 화천기계공업 회장은 "여기에 소재가 알루미늄과 티타늄으로 내구성이 높고, 정밀도가 한층 높은 것을 감안하면 생산성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화천기계공업은 공작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와 함께 3강에 드는 화천그룹의 4개 계열사중 하나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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