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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링룸 수장들④]'풍우유의' 박상배 기업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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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관리 철저한 '젊은'딜링룸.."금융위기, 정부의 솔직한 대응 바람직"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바람과 비도 뜻하는 바가 있습니다. 지난 1년 역시 한국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써 한단계 발전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요?"


풍우유의(風雨有意). 파란만장했던 금융위기도 시장이 성숙하는 과정에서는 '의미'있는 단계였다며 박상배 기업은행 딜링룸 팀장은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size="280,372,0";$no="2009101314060448453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지난 1994년부터 벌써 16년째 딜링룸에서 외환시장을 지켜봤다. 눈감았다 뜨면 순식간에 바뀌던 장세가 이어졌으니 돈을 벌기도 많이 벌었지만 위기에 대한 내성도 단단히 생겼다.


정부의 솔직한 대응, 금융위기 극복에 큰 버팀목

리먼사태를 지켜본 박팀장의 소감도 침착하기 그지없다.


박팀장은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권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솔직하게 대응하면서 잘 극복해 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번에는 달러 회수로 일시적 크레디트 유동성 위기가 있었지만 정부가 혼란에 대비할 수 있는 여지를 잘 준 듯하다"고 말했다.


IMF 구제금융을 받은 경험의 학습 효과로 인해 정부도, 기업이나 금융기관도 침착하게 대응에 나서면서 혼란을 견딜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부실로 촉발된 IMF위기 이후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원화 NDF시장이 생겼고 이전에 500%에 달하던 기업부채비율이 100% 안팎으로 줄어드는 등 내부적 구조조정이 금융시장 안정을 가져왔죠"라며 "이번 금융위기는 더이상 국내외환시장이 국제 시장과 독립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서 말한 '의미'를 되짚는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일중 거래량이 30억불 수준에서 80억불대로 늘어나고 스왑시장 규모도 커지는 등 금융위기를 겪는 시간은 시장이 깊이 성숙하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금융위기가 던져준 교훈이라고 그는 말했다.


박팀장은 "시장 참가자들이 늘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외환시장 전체의 깊이가 깊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해외 은행들처럼 국내 은행들도 해외시장에서 여러 통화로 거래를 많이 하는 등 국제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끼리 국내시장에서만 머물러서는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열린 대화방식, 끝없는 자기관리에 '젊은 딜링룸'


유난히 젊어 보이는 외모 탓일수도 있지만 막 딜링에 빠진 주니어딜러처럼 표정이 살아있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인터뷰보다 간간이 질문을 던지는 열린 대화 방식도 돋보인다. 지난 1년간 그 긴박하던 시장상황 속에서도 MBA과정 논문을 마무리할 정도라고 하니 자기관리에 대한 '독한' 면모도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기업은행 딜링룸의 스타일은 어떨까. 합병과정이 없었던 기업은행은 대부분 순수 기업은행 출신들로만 이뤄져 있다. 유독 젊은 딜러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기업은행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요"라며 사수가 가르치는 식의 도제식이 아니라 신입직원들도 책임이 그만큼 무겁다고 박팀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선임딜러들의 노련함과 주니어딜러들의 패기가 합쳐진 기업은행의 네임은 외환시장에서 적지않은 힘을 발휘한다. 젊음은 때로 절묘한 타이밍에 무기가 되는 법이다.


그러나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자기관리에 확실한 선임딜러는 후배들에게도 많은 것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딜링능력과 더불어 '자기관리'는 기업은행 딜러들이 갖는 또 하나의 강점이다. 부서 차원에서 매주 목요일에는 NDF, 거래스킬 등 주제를 바꿔가며 프리젠테이션도 하고 있다.


박팀장은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업무스타일은 바꾸고 만다. 늘상 한 패턴으로 이뤄지는 업무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고. 그러나 변화에 대한 한 사람의 호기심과 집요함은 가끔 여러 사람을 편하게 한다.


예를 들어 원·달러, 이종통화 등을 다 뽑아서 엑셀작업, 리포트 작성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던 딜링룸 손익평가도 이제는 단추하나 누르면 해결된다고.


박팀장은 "기업은행은 특성상 큰 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며 "규모가 작은 만큼 딜러들 개개인이 아주 잘 해야 한다"며 역량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딜링 원칙은 "불확실성에 베팅하라"


딜링에 대한 원칙도 강하다. 그는 "시그널이 보일 때보다 불확실할 때가 돈이 되죠"라며 "모든 시장 참여자가 환호할 때 들어가면 깨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퍼스트인 퍼스트아웃. 불확실성에 베팅하라는 것이 그가 늘 염두에 두는 원칙이다.


배테랑 딜러들라면 한번쯤 심각한 딜링중독에 시달리곤 한다. 박팀장은 "딜링도 도박처럼 중독되죠"라며 "저녁에 딜러들하고 술먹다가도 눈치봐서 같은 방향인데 좀 불안하면 NDF에 전화해서 먼저 팔고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술자리에 있더라도 포지션이 많으면 취하지도 않는다고.


이같은 딜에 대한 남다른 열정 덕에 박팀장은 지난 2000년도 초반 외환거래량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국제금융센터에 파견근무까지 더해져 포렉스클럽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딜러상'을 수상하는 등 녹록치 않은 딜링 경험들이 그만의 딜링스타일을 일궈 낸 셈이다.


점심시간에 대한 안좋은 추억


딜러들이 토로하는 '점심시간'에 대한 안좋은 기억은 박팀장에게는 지난해부터가 아니다.
딜러 인생 최고의 아찔했던 경험으로 그는 지난 2001년도 초반. 점심시간에 국가 신용등급 악화에 대한 루머가 돌면서 환율이 급등했던 때를 꼽았다. 당시에는 점심시간이 휴장이었는데 박팀장, 수억불의 숏포지션을 잡고 있던 참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7원이나 갭업해서 개장하는데 인더머니였던 수익이 마이너스로 순식간에 돌아섰다"며 "2억불만 잡아도 14억원이 터지는 상황에서 완전 패닉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상승폭이 7원대에서 15원대까지 오르면서 스탑이 안되는 1분의 짧은 시간동안 계속 사면서 2억불을 채웠다고 한다. "들고 있었으면 아마 20억~30억원은 깨졌을 거에요"라며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원·달러 환율 전망은 장기적으로 1000원대 초반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하향 안정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박팀장은 "실질실효환율을 따져봐도 1100원대 아래로 나오는데다 외국인 달러 유입. 무역수지 흑자를 봤을 때 FTSE,MSCI 등 선진국 지수 편입에 의해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포트폴리오 조정은 해도 몽땅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예전보다 들어온 자금들이 안정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가만. '풍우유의'라는 4자성어가 있냐고 묻자 "그냥 제가 한번 지어내 봤습니다"라며 태연하게 웃는다. 최근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한자어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박상배 기업은행 딜링룸 팀장은 지난 1994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후 이종통화, 원·달러 , 채권, 주식 등을 두루 거래해왔다. 현재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외환딜링팀을 맡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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