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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 1억달러 붕괴, 가격 파괴 어디까지?

현대重 건조중 31만DWT급 VLCC 그리스 선주 9750만달러에 되팔아
운임·용선료 하락, 신조 선박 진입 등 가격 하락 요인 지속


초대형 유조선(VLCC)의 판매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억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격 파괴가 빨라지고 있다.

조선업계와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 메트로스타 매니지먼트(Metrostar Management)는 지난 2006년말 척당 1억2700만달러를 주고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2척의 VLCC 가운데 1척을 엔제이 고란드리스(NJ Goulandris)에 9750만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은 31만DWT(재화중량톤수)급 ‘크루드 걸프(Crude Gulf)’호로 내년 1월 인도될 예정이었다. 이번 리세일 매각에서 가격은 무려 25%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말 상하이조선과 다롄조선 등 중국 조선사 2곳이 한국 조선사들을 제치고 이란 국영 해운사인 NITC사가 발주한 32만DWT(재화중량t수)급 초대형 유조선(VLCC) 12척을 척당 1억달러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는데 같은 기간 리세일 가격이 1억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지난 2004년 신조선가가 1억달러를 돌파한 후 고공행진을 기록하던 VLCC 가격이 5년여 만에 1억달러 이하로 떨어지기 직전에 놓인 것이다.


원유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도 VLCC 용선료와 운임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이라 배의 운항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오래된 화물선들에 대한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유독 VLCC만 선박 해체가 부진한 것도 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바다에 떠 있는 VLCC는 520척에 이르며, 이중 해체 대상인 단일 선체 선박은 100여척에 달한다. 이들 단일선체 선박은 시황 침체로 선주들이 적자를 피하기 위해 해체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 1월부터 현재까지 고철로 되돌아간 VLCC는 불과 4척에 머무르고 있다.
나머지 선박은 대부분 사우디아라비아나 그리스 등의 선주가 대부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사들은 한정된 항로로 투입하거나 바다 위에 세워둔 채 원유 저장 창고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은 가운데 올해 건조돼 선사들에게 인도될 예정인 신조 VLCC 73척 중 하반기에도 35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신조선박에 부담을 느낀 선사들이 이를 되파는 리세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결국 신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메트로스타는 올 들어 신조선 유조선의 리세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조선사에도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지난달에는 165K 탱커 2척을 리비아의 제너럴 내쇼널 마리타임 트랜스포트에 척당 약 7000만달러에 매각했으며, 7월에는 현대삼호중공업에 발주해 내년에 인도받을 예정인 같은 급 유조선도 엔제이 고란드리스에 비슷한 선가에 매각한 바 있다.


또한 수에즈막스(Suezmax)급 유조선 2척도 척당 약 8000만달러에 되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Metrostar는 이들 선박을 척당 약 8000만달러에 발주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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