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매체들의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태세다. 경기 침체로 인해 광고 수익 급감이라는 뜨거운 맛을 본 언론사들이 콘텐츠 유료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체계를 만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을 필두로 한 언론매체들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의 개발업체들은 온라인 유료화를 위한 시스템 마련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부분의 신문매체들은 온라인 유료화에 부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독자층이 제한되고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찾아온 극심한 경기 악화가 이들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앞서 온라인 유료화를 실시한 뉴스코퍼레이션은 이미 산하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고무된 뉴스코퍼레이션은 계열 언론매체를 모두 유료화하겠다는 방침이며 WSJ의 성공에 뒤따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세계적인 신문사들도 유료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신문매체와 같이 재정난에 시달리는 출판업체들도 온라인 유료화에 동참할 분위기다. 이들은 우선 독자 관리 데이터베이스의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언론매체들의 온라인 유료화 움직임이 거세지자 시스템 개발업체들은 앞 다퉈 온라인 결제시스템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구글이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 구글은 언론사의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필요한 지불 시스템 관련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지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결제시스템 '체크아웃'을 언론사의 뉴스 서비스 유료화에 맞게 고쳐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인 구글은 그동안 온라인에서 언론사의 뉴스를 무료로 공급해 언론매체들로부터 비난에 시달려 왔던 터라 최근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업계 전문가는 머지않아 수백 개의 언론매체 웹사이트에서 이 같은 온라인 결제시스템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뉴스를 유료로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들 사이에서 온라인 유료화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 아직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았다는 점은 특히 문제다.
미디어 기업가이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앨런 머터는 "언론매체들은 독자들의 반발 없이 유료화를 시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확실히 검증이 안 된 온라인 유료화를 위한 시스템 마련에 많은 돈을 투자할 기업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