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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서버러스, 자금 '엑소더스'

대표적인 헤지펀드 업체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잇따른 고객 자금 인출 사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서버러스가 운용 중인 헤지펀드에서 총 자산의 71%에 달하는 55억달러의 자금이 인출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크라이슬러 LLC와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자회사 GMAC등에 투자해 실패한 것이 투자자들의 등을 돌리게 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해석된다.

서버러스는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140억달러를 들여 크라이슬러의 지분 100%와 GMAC의 지분 51%를 사들인 바 있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와 GMAC가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서버러스는 투자한 돈의 대부분을 날리게 됐다.


서버러스는 작년 12월부터 투자자들의 자금 인출 요구에 시달려 왔다. 서버러스는 악화된 시장 상황에서 자산을 매각할 경우, 손해를 볼 것이라며 환매를 거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서버러스가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환매의 기회를 제공하자 마자 서버러스 측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봇물' 터진 듯 돈을 빼가기 시작했다.

서버러스가 운용하는 핵심 헤지펀드인 서버러스 파트너스는 지난해 24.5%의 손실을 기록,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인 -19%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버러스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부실회사를 사들여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올리는 방식으로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업계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터라 고객들의 외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서버러스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파인버그와 공동 설립자 윌리엄 리히터는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투자자들의 반응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헤지펀드업계의 자금 유출은 비단 서버러스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헤지펀드 정보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4배나 커져 2007년에는 1조900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마치 '썰물'처럼 빠르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6월말 기준 이전 9개월간 헤지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3000억달러에 이른다.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고려해 투자를 꺼리면서 헤지펀드업체들도 펀드 운용을 중단하는 등 헤지펀드 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띄고 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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