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신용부도스왑(CDS)와 같은 파생상품이 여전히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시장에 잔존하고 있는 리스크에 대해 거듭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는 CDS 거래가 몇몇 은행들에 집중되면서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CDS란 발행 기업의 부도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상품 본연의 목적과 달리 실제로는 CDS 거래가 일부 대형 금융회사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ECB는 유럽 대형은행이 거래하는 상위 10개 거래상대방이 전체 거래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이런 집중현상이 유동성 위기를 높이고 있어 제2의 은행 파산 사태도 몰고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 리먼 브러더스의 CDS를 대량 거래했던 AIG가 크게 손실을 입었다.
가이 스티어 SG CIB의 신용 스트레터지스트는 “현재 은행들의 거래상대방(counter party) 위험은 금융 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때보다는 심각하지 않다”다면서도 “아직까지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CB는 상업은행들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통해 신용 위험을 줄이는 대신 거래상대방 위험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국가 신용등급과 연계된 CDS 스프레드 확대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위기 이후 일부 국가들이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유럽 국가들의 CDS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보다 5배 가량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럽국가 중 가장 심각한 침체에 빠진 아일랜드의 CDS 스프레드는 지난해 여름의 30bp보다 5배나 치솟은 156bp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스프레드도 한자릿수에서 22bp까지 치솟아 이런 전망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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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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