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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국장]"노제, 허락되지 않아도..."

"내 고향 하의도 영원한 꿈이어라."
"이 시대의 마지막 희망, 마지막 자존심. 우리 대통령."
"힘들었던 지난날 다 벗어 버리고 이젠 편히 가옵소서."


22일 저녁 11시 30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문구가 적힌 20여개의 만장이 국회광장 한켠에 세워졌다. 이내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 주민들과 출신인 약 400여명의 곡소리가 국회광장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들만의 노제(路祭)가 시작됐다.

이번 노제는 정부가 국장으로 치러지는 영결식에서 노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동향인들이 직접 노제를 거행하기로 하면서 마련됐다. 노제를 준비한 재경 신안군 향후회측은 당초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것을 원했으나 경찰의 엄격 제지로, 최소 인원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에 조문을 마친 일반 시민들은 멀리서나마 노제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었다.


자정이 되자 회원들은 고향인 전남 신안군에서 상여를 메고 장지를 가는데 부르는 소리를 내며 국회 앞 광장을 돌기 시작했다. 이내 국회 주변은 상여소리로 가득 울려퍼졌다. 동향 선배이자 친구이며 스승이었던 고인이 먼길을 가는데 외롭지 않으려는듯 소리는 이내 커졌다.

행렬을 지켜보던 일부 조문객들은 고인을 보내드리는 길에 함께 하기도 했다.


강용원(55) 신안군 향우회 문화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고향사람들이 모여 순수한 마음으로 고인을 애도했다"며 고인을 향한 슬픔을 내비췄다.


만장을 들고 행렬을 이끌던 최동선(46, 신안군 지도읍) 지도읍 청년회장은 "노제가 열리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이렇게라도 고인을 좋은 곳으로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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