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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가상승 주범이 설탕?

총대를 메고 설탕 가격 인상을 발표했지만 CJ제일제당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마치 설탕 하나 때문에 물가 전체가 치솟는 양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정부와 여론 탓에 마음이 편치 못한 이유다.

지난 연말에는 환율폭등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니 올해는 치솟는 원당 가격이 적자폭을 확대시켰고, 경영진의 위기감은 연일 높아갔다.


이번에도 원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설탕 가격은 최소 25%는 올렸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줄이고 또 줄여 내놓은 것이 8.9% 인상안이었다.

이쯤 되니 제당업계에서는 차라리 올 봄에 그냥 설탕 가격을 올렸으면 적자 폭이 이만큼 벌어지지는 않았으리라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이제 시작일 뿐 연말까지는 원당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데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탄식도 나온다.


설탕 가격을 올리는 만큼 밀가루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는 얘기는 이미 공공연하다.


하지만 설탕이나 밀가루는 더이상 60~70년대처럼 서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품목이 되지 못하고 있다.


물가인상 요인을 100으로 보았을 때 설탕이 0.03, 밀가루가 0.01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제는 이동전화 사용료와 같은 통신비, 월세 등의 주거생활비가 가계에 미치는 부담이 훨씬 더하다.


때문에 정서상으로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것처럼 여겨지는 설탕 값 인상을 너무 몰아부치지 말아 달라는 게 제당업계의 바람이다.


원료 가격이 연초 대비 80% 이상 오른 상황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한 자릿수 인상을 발표한 기업의 속내를 헤아려달라는 게 CJ제일제당 관계자의 말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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