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시장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프리미엄이 지난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두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크게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 소재 125개 기업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마킷 CDX 북아메리카 투자등급 인덱스 시리즈 12'는 113bp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6월5일 이후 최저치로, 지수는 최근 5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CDS 프리미엄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후 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지난해 말 283까지 올랐다.
유럽 시장의 CDS프리미엄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의 프리미엄 하락이 두드러진다. 유럽 25개 은행 및 보험사의 CDS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킷 아이트랙스 파이낸셜 인덱스는 지난달 말 77을 기록,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지수는 30% 급락, 지난해 4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CDS는 대출금이나 채권 등 기초자산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비한 장외 파생상품이다.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시장에서 부도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것을 의미한다.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보장매입자는 부도 위험을 전가하는 대신 위험을 떠안게 되는 보장매도자에게 만기까지 일정 규모의 수수료를 지급하며 신용 위험이 높을 수록 CDS 프리미엄은 높아지는 구조다.
따라서 최근 CDS 프리미엄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의 신용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처럼 선진시장의 CDS프리미엄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2·4분기 실적을 연이어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 소식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얼어붙었던 신용시장 역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적 발표 이후 전세계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는 점도 CDS 프리미엄이 낮아지고 있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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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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