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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생명 매각價 폭락에 속탄다

1조원 호가 3000억대로 곤두박질.. 재무구조 악화 탓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지부진' 끌어오던 금호생명의 경영권 매각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매각금액으로 인해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한때 1조원 이상을 호가했던 매각가격이 3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칸서스자산운용은 금호생명 지분의 약 50~70% 가량을 매입하는 계약을 이르면 이달말, 늦어도 내달초까지 체결할 예정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인수대금은 약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인수 후 약 1000~1500억원을 증자할 예정이어서 실제 지분인수금액은 3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같은 금액은 지난해 하반기 1조2000억원을 웃돌던 예상매각가격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금호생명의 매각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각 시기를 놓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되고 그로 인해 기업 가치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관련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역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그룹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매물로 나온 금호생명이 최소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며 명맥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오히려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필요성이 점쳐지는 등 부실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매각 가격이 곤두박질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호생명은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2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으며 지급여력비율은 2009년 3월 현재 31.47%로 전년동기(234.61%) 대비 무려 203.14% 줄었다. 생명보험업계 평균 228.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2000억여원을 조달한다 해도 지급여력비율이 겨우 100%를 넘어설 뿐 금융감독원의 권장치(150%)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워 추가 자본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부실자산비율 또한 0.68%(업계평균 0.19%),위험가중자산비율은 66.01%(업계평균 33.72%)로 업계에서 가장 높아 건전성 부문에서도 최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부실 위험 때문에 향후 인수금액이나 조건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관련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지역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제대로 된 언더라이팅 없이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했던 금호생명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며 "향후 부실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를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 매각이 이뤄지기까지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속이 바짝 타들어가는 것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이미 금호생명 매각 금액이 4분의1 수준으로 폭락한 데다가 자칫 이번 매각이 또다시 지연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 그룹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액차이로 결국 매각이 무산되면서 인수가격이 폭락하는 등 타격이 컸다"며 "이번 매각 역시 지연될 경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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