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출구전략에 발을 담갔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등에 업고 조성된 투기버블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은 각 대출 업체들에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 조건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는 '초기 신호'일 수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 베트남 국영 은행들이 대출로 시중에 쏟아 부은 돈은 190억 달러로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한다. 베트남 정부는 은행들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은행에 이자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베트남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 국영 기업들은 과거 핵심 사업에서 벗어난 무분별한 투자로 경기과열을 불러일으킨 '전적'이 있다. 따라서 버블에 대한 우려는 매우 크다. 지난해 중순 인플레이션율이 28%까지 치솟았던 적이 있는만큼 현재 4% 이하에 머물러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그치질 않고 있다.
응웬반자우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대출 업체들이 부동산ㆍ투자 업체는 물론이고 개인에 대한 대출 조건 역시 강화해야 한다"며 경기과열 우려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신 이제 중소 기업들과 주요 국가 프로젝트 대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급격히 늘어난 신규 대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신규 대출은 7조3700억 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의 3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신규 대출 규모가 10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총통화(M2) 잔액은 56조89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중국 인민은행의 리둥룽 행장조리는 "부실 채무 방지를 위한 통화와 신용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신규 대출 급증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채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 흡수에 나서면서 하반기 통화량 증가율이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중앙은행 역시 기업 자금 지원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했지만 자금 여건이 개선되면 지원 조치를 축소하거나 폐기할 것이라고 밝혀 출구전략 가능성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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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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