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은 컴팩트하게, 숏게임은 공격적으로 '장비도 핸디캡'
기상청이 이번 주 부터 본격적인 장마를 예고했다.
한반도 전역이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면서 이번 장마는 특히 국지적인 호우가 예상돼 예년에 비해 더 집중적인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교습가들은 우중라운드는 스윙에도 악영향을 미쳐 가능하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지만 '열혈골퍼'로 소문난 국내 골퍼들이 어디 그런가. 하지만 비를 대비해 적어도 우의 등 장비는 점검해야 한다. 우중에는 또 코스공략법도 달라진다.
▲ 부지런함이 곧 '스코어'= 우중라운드는 장비가 핸디캡이다. 우의와 우산 등은 아예 골프백에 비치해두라는 이야기다. 물론 장갑도 5~ 6개 이상을 준비한다. 요즈음에는 골프용품업체들이 우중라운드 전용장갑도 출시하고 있다. 작은 투자가 큰 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핵심은 단연 '물기와의 전쟁'이다. 골프는 특히 그립이 가장 중요하다. 그립이 미끌어지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대부분의 아마추어골퍼들은 비가 오면 필요이상으로 그립을 꽉 움켜잡는다. 바로 몸 전체를 경직시켜 미스 샷으로 직결되는 요인이다.
그래서 매 샷마다 수건으로 그립을 닦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공을 들이고, 3~ 4개홀 마다 장갑을 갈아끼는 것이 아주 효과적이다. 라운드 직전 골프장에서 수건을 넉넉히 구해 동반자들이 모르게 내 골프백에만 실어놓는 것도 방법(?)이다.
▲ 샷은 '컴팩트'하게= 티잉그라운드에서의 전략은 일단 티를 높게 꽂고 스윙은 컴팩트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페어웨이가 젖어 당연히 런(볼이 굴러가는 거리)을 기대할 수 없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페어웨이우드가 드라이버 보다 더 나갈 수도 있는 까닭이다.
치명적인 미스 샷을 유발하는 것 보다는 페어웨이우드로 일단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아이언 역시 한 클럽 이상 크게 잡아야 한다. 우중에는 어차피 스윙을 다 하기가 어렵다. 클럽을 여유있게 선택하고 쓰리쿼터 스윙을 하는 쪽이 방향성도 좋다.
하지만 샷을 할 때는 평상시의 '프리 샷 루틴'을 머리속에 담아야 한다. 비를 맞지 않으려고 조급하게 치다가는 샷을 한번 더 하면서 비를 더 맞을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조급함을 버리는 멘탈이 중요하다.
▲ 숏게임은 '공격적으로'= 그린에 도달했다면 이제부터는 공격적인 자세를 갖는다. 그린이 젖어 잘 구르지도 않는다. 샌드웨지가 아니더라도 핀을 직접 노리는 샷이 가능하다.
그린에 물이 고여 러닝어프로치 샷은 상대적으로 굴러가는 거리를 계산하기도 어렵다. 피칭웨지로 핀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홀을 공략한다.
벙커 샷도 변화가 필요하다. 물을 머금은 모래는 딱딱해진다. 클럽 페이스를 스퀘어로 유지한 뒤 볼 바로 뒤쪽을 때려줘야 필요한 거리를 얼을 수 있다.
퍼팅 역시 홀을 지나친다는 느낌으로 과감하게 때려야 한다. 수분의 마찰은 생각보다 강하다.
골프장 역시 장마철에는 병충해를 의식해 잔디를 깍지 않는다. 작은 경사는 무시하고 물살을 가르는 퍼팅을 해야 '버디사냥'이 가능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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