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실적 모멘텀에 외인 매수세 꾸준..기관도 늘린 현금으로 매수
뉴욕증시가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 발표 여파로 2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거래를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는 약보합권에 머무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닛케이지수 역시 1% 이상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증시는 0.3% 수준의 약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현재 겉으로 드러나는 요인을 분석해보면 수급적인 뒷받침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약한 개인은 매물을 내놓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는 소폭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이 규모 역시 보합수준에 불과, 개선된 베이시스 덕분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떠받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과 기관은 왜 국내주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일까.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및 영국계 롱텀 펀드 자금이 연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여전히 높은 실적 모멘텀 등으로 인해 외국인의 순매수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이 12.1배로 과거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31%로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 결국 다른 아시아 주요국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감이 높지 않은 가운데 롱텀 펀드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빠질 때 마다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또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투신 역시 매수여력이 큰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김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은 펀드 환매를 대비해 줄기찬 매도공세로 현금을 확보해놨고, 주식여건이 개선되면서 오히려 주식형 펀드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 여력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외국인은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고 미국증시가 빠졌음에도 오히려 순매수세에 나섰고, 기관은 개인의 투자심리가 강해지며 주식형 펀드가 유입되자 그간 늘려온 현금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이같은 순매수는 개인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매도를 주춤하게 하는 등 선순환 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증시의 경우 3일(현지시각) 독립기념일 연휴로 휴장하는 만큼 실적에 대한 부담이 있는 종목들은 미리 정리에 나섰던 것.
하지만 국내증시는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감보다는 기대감이 큰 만큼 뉴욕증시의 급락을 기회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한편 2일 오후 1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22포인트(-0.37%) 내린 1406.26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1100억원의 매물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00억원, 9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막아내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640억원 규모가 유입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