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탄소펀드 출범...산은 민영화 대비 정책금융 강화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1일 "유망 수출중소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향후 10년간 300개의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수 행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출을 통해 다수의 중소기업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육성하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란, 세계적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산업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잘 모르는 작지만 강한 기업을 일컫는 말이 독일의 육성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김 행장은 "히든챔피언 성장의 필수요소인 기술개발, 수출시장 개척, 경쟁력 제고를 집중 지원할 수 있도록 대출·투자 등 금융서비스는 물론 컨설팅·공동마케팅 등 비금융서비스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를 위해 외부컨설팅 회사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데로 구체적인 지원체제를 구축, 연내 시범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또 "1000억원 규모의 공공탄소펀드도 9월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펀드 구성은 1000억원 중 수출입은행이 15%를 출자하고, 나머지 85%는 지식경제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다수가 참여하는 형태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23일까지 탄소펀드 운용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받고, 이달말 운용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 행장은 "탄소펀드는 한국 기업이 추진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을 직접 매입하는 프로젝트 연계방식으로 CDM시장에 최초로 접근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탄소배출권 시장 개척과 녹색금융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행장은 또 "최근 일부 경제지표들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내수 부진과 고용시장 위축 등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확대를 통한 경기회복 조기 정착을 위해 여신 지원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6월말 기준으로 총 30조원의 여신을 지원, 당초 연간계획인 53조원 대비 56%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이달 중으로 중장기 해외채권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연초 20억달러의 해외채권를 발행하고, 사모방식으로 47억달러를 추가 조달하는 등 총 67억달러를 조달해 연간 목표 80억달러의 66%를 확보했다.
그는 또 "상반기에는 막혀있던 한국물의 해외 차입선을 뚫기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면, 하반기에는 여러 금융사들의 차입조건에 대한 벤치마킹이 될 수 있는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입조건에 있어 한국물 벤치마킹이 될 만큼 조달금리 수준을 낮춰보겠다는 뜻이다.
또한 "산업은행 민영화 이후에는 유일한 국책은행이 된다"며 "산은 민영화로 생길수 있는 정책금융의 공백을 감안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보완해나가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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