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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러쉬! 메이저들 바그다드로

이라크 중앙정부 30년만의 입찰.. 8개 유전·가스전, 확인매장량의 1/3 규모

바그다드로 전세계 석유메이저들이 몰려들고 있다.

30일 이라크 중앙정부가 30년만에 처음으로 실시하는 유전가스전 개발사업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당초 29일로 예정됐던 입찰이 모래폭풍으로 인해 바그다드 국제공항이 폐쇄되면서 30일로 하루 연기됐다.

◆ 30여개 국제 석유기업 경쟁.. 한국가스공사도 참가

이번 입찰은 1150억 배럴에 달하는 이라크의 확인 석유매장량 가운데 1/3이 넘는 8개의 유전가스전에 대한 것이다.

하이 하산, 키르쿠크 마이산, 루메일라, 웨스트 쿠르나, 추바이르 등의 6개의 유전과 악카스, 만수리야 등 2개의 가스전이 이번 입찰 대상이다.

이라크 정부의 공식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사전입찰심사(PQ)를 통과한 32개(일부에서는 35개로 보도) 석유회사가 입찰에 참가한다. 한국 기업으로는 한국가스공사(Kogas)가 이번수주 경쟁에 뛰어든 유일한 회사로 알려지고 있다.

◆ '생산분배계약' 아닌 '서비스 계약'에 메이저들 실망

그런데 이번 사업 입찰을 앞두고 석유메이저들의 표정이 예전과는 다르다. 이라크의 유전에 직접 뛰어들어 유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기술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받고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석유개발사업 계약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생산분배계약' 형태가 아니라 '서비스 계약' 형태로서 프로젝트를 낙찰받은 기업들은 이라크 중앙정부로부터 제공한 기술서비스에 대한 대금을 직접 지불받게 된다.

바그다드 정부는 쿠르드 지역정부(KRG)가 주로 채택해 오던 '생산분배계약'과는 달리 중앙정부에서 석유수입을 통제할 수 있는 '서비스 계약'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28일 지난해 452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던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낯선 환경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엑손모빌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대가를 받기 보다는 직접 사업 지분을 가지고 직접 유전과 가스전을 개발해서 돈을 벌어왔다는 것.

◆ "지금 들어가야".. '이라크에 발 들여놓기' 경쟁

그러나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최고재무책임자 스테펜 챠젠은 지난 2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석유사업에 정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지금) 이라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계약조건 때문에 언뜻 보기에 노력한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라크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는 것은 석유메이저들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설명이다.

이라크는 매장량 세계 3위의 엄청난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채굴비용이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저렴하다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입찰에 참가하는 석유기업들은 일단 이라크에 발을 들여놓고, 차후에 엄청난 규모의 자금과 유전개발 노하우를 무기로 유전가스전 개발사업에서 더 큰 지분(생산분배 계약)를 따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오펜하이머 앤 컴퍼니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파델 게이트는 "그들은 지금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취하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의 비즈니스가 아니다. 그들은 사업을 맡고 싶어한다. 그들은 구경꾼이 아니라 선수들이다."고 설명했다.

◆ '리스크' 저울질.. 계속되는 폭력사태와 지역정부와의 갈등도 부담

현재 기술서비스 계약을 놓고 30여개 석유기업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엑손모빌, 로얄더치쉘, 쉐브론 등 대형 석유메이저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이라크 사업의 리스크가 정치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너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9일 블룸버그 통신은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손 사장도 지난 16일 인터뷰에서 "아직 입찰여부를 결정하지 못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군이 지난 1주일 동안 이라크의 주요도시에서 철수하면서 과연 이라크 군이 치안유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일주일 이라크에서는 계속되는 폭력사태로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더구나 아직까지 이라크는 석유수입의 분배문제를 규정한 석유법을 가지지 못한 채 북부의 쿠르드지역정부(KRG)와도 여전히 갈등상태에 있다.

KRG는 지난주 바그다드 정부가 이번 입찰에 내놓은 키르쿠크와 바이하산 유전은 그 통제권을 두고 중앙정부와 KRG 사이에서 분쟁이 있는 곳으로서 계약은 KRG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런던의 글로벌에너지연구센터의 타미르 우갈리 연구원은 "이는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이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KRG가 외국기업들과 체결한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KRG도 똑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찰을 하루 앞둔 시점인 29일에도 아직 30여개의 국제석유기업들 가운데 어느 기업이 어느 유전에 입찰을 하게 될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두바이 지사장은 "이번 입찰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지난 주말 가스공사 대표단이 바그다드로 입국했다고 확인했다.

한편 현재 하루 약 24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이라크는 2015년까지 원유생산 능력을 하루 600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달 이라크 정부는 국제 석유기업들에게 3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기존의 15%의 법인세를 두배 이상 올리는 이 법률안은 의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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