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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신임 사장 "첫 목표는 납세"

14년만에 창업주 일가의 바통을 이어받은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도요타 전시장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포부를 밝혔다.

◆ "세금내고 싶다" = 그는 "첫 번째 목표는 납세"라고 못박았다. 지난해 창사 71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데다 올해도 8500억엔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가장 먼저 적자 신세를 면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납세라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니 정말 억울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 2년 정도 어려운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3년 연속 적자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2010년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할 생각을 나타냈다. 더불어 그는 자신이 부사장 재직 중에 적자를 낸 책임을 지고 오는 7월부터 1년간 월급의 30%를 반납할 뜻을 밝혔다.

◆ 고객중시 경영 = 아키오 신임 사장은 '수익우선'을 고수해오던 기존 경영진의 사업방침을 '고객중시' 경영으로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이 차를 몇 대 팔면 어느 정도 이익이 나올 지가 최대 관심사"였으나 앞으로는 "어느 정도의 가격이라면 고객이 만족할까"하는 자세로 차를 만들겠다는 것.

이는 그 동안 미국 등 주요국에서 대형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2003년경부터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자 이익 추구에 급급한 나머지 '저렴하고 우수한 차'를 선호하는 고객의 요구는 등한시했다는 반성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지난 2003년부터 대형차 위주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2006, 2007년도에는 영업이익이 2조엔을 넘어섰고, 2008년에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판매 1위 자리에 등극했다.

하지만 유가 급등과 금융위기에 따른 자동차 시장 침체로 도요타가 쌓아온 70년 아성도 무너졌다. 초저가 모델 가격을 구형보다 30만엔 가량 낮춘 3세대 프리우스는 그 반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3세대 프리우스는 출시한지 1개월 만에 18만대 이상이 예약 판매돼 5월 일본 신차판매에서 혼다의 인사이트를 누르고 1위의 명예를 회복했다.

◆ "프리우스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 = 아키오 사장은 선택과집중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 동안은 글로벌 전역에서 모든 차종을 일괄적으로 라인업했지만 앞으로는 지역별 특성에 맞춰 차종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형차가 강세인 유럽 시장에는 하이브리드차를, 고전하는 신흥시장에는 상용차나 중산층을 위한 패밀리형을 각각 주력 차종으로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도요타의 최대 시장인 일본에 대해선 광고·시장조사를 담당하는 회사를 설립, 소비자들과 딜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신차 개발과 생산에 반영하는 이른바 '현장 중시' 경영으로 실적 회복을 달성할 셈이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 대형차를 고집하다 된서리를 맞은 만큼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에 대한 의존도는 줄인다는 방침이다. 프리우스가 캐롤라 등 주력차종의 부진을 상쇄하고는 있지만 5월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 따라서 프리우스 이외에 인기차종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 폭풍속 출항.. 전망은 = 전문가들은 아키오의 앞날에 몇 가지 난제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도요타가 실적을 회복한는데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신흥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선 도요타의 점유율이 GM의 절반인 6%(2008년), 인도와 브라질에선 3%에 머물고 있다.

또한 일본 국내외에서 남아도는 과잉설비와 과잉인원도 문제다. 도요타는 연간 생산 능력을 1000만대로 잡고 있지만 2009년도 세계 판매 계획은 650만대로 수요와 공급의 갭은 상정외로 크다.

아키오 사장은 고용을 중시하는 회사의 전통방식을 의식해 "수요 회복 시를 대비해 공장은 폐쇄하지 않겠다"며 더 이상의 감원은 하지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동향에 따라서는 실적 회복은 커녕 적자만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사장 내정 시 아키오 사장은 "도요다라는 성(姓)으로 태어난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적지않은 부담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25일 기자회견에서는 "도요다라는 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 지도를 받았다"며 "사업을 통해 갚아 나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5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구심력의 필요성을 통감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선 아키오가 어릴 때부터 창업주 손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자란 만큼 그 면모를 발휘해 도요타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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