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기관 중심 1조7000억원 자금 유입
-시중금리 올라 한달 수익률은 -0.54%
시중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 유입이 제한되며 갈 곳을 잃은 기관의 뭉칫돈이 채권형펀드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채권형펀드는 122억원 순유입을 기록, 12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세를 이어갔다. 6월 들어서만 1조7000억원이 유입되며 수탁고가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7월 수준인 39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4월 3조2000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지난달에도 2조242억원이 유입되며 총 수탁액이 40조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채권형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최근 채권형펀드의 1년평균수익률은 연초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4일 현재 1년 평균 수익률이 7.54%에 달하는 채권형 펀드의 최근 한달간 평균수익률은 -0.54%를 기록했다.
채권형펀드 수익률 악화는 시중금리의 상승에서 비롯됐다. 한국은행의 정책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에 머무르고 있지만 시중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채권가격이 오른 것. 더구나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금융당국이 정책 기준금리도 올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며 채권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채권형펀드 수탁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시전문가들은 기관 자금의 유입을 꼽았다. 특히 향후 MMF수탁고가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되며 자산운용업계가 MMF 축소 자율결의를 맺은 것이 채권형펀드로의 자금전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자금 동향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 채권형펀드 수탁고는 지난 4월 29조2365억원에서 5월 31조3552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번달 들어서도 32조8530억원을 기록, 1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도 이달 현재 6조7337억원을 기록, 지난달 말(6조4817억원) 대비 3000억원 증가했지만 사모펀드 증가폭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다. 반면 MMF는 이달 들어서면 5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관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채권형펀드 인기의 한 요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기관들이 시장이 불안하다는 판단하에 안전자산을 선호함에 따라 채권형펀드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관과 달리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회사채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회사채펀드는 채권형펀드 중에서도 우량채보다는 비우량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시중자금의 양극화 현상으로 AA- 등급 이상의 우량채의 금리는 크게 하락했지만 A등급 이하 비우량채의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투자 매력이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안정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섬으로 인해 금리 상승기조에 진입한다면 채권형펀드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비우량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채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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