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70불 붕괴..밀, 커피 등 상반기 투기거래 상승분 대부분 반납..조정 길어질 수도
뉴욕상품시장이 급락했다.
6월들어 금요일에는 확실히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여 "또 한번 차익실현 하는 것 아니냐"했던 시장 우려가 그대로 작용했다.
가격 움직임을 보면 6월들어 상품시장은 대거 조정 및 반점무드에 휩싸인 것이 사실이다.
품목별로 워낙 등락 움직임이 상이해서 섣불리 조정이다 반전이다를 언급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나무 한 두그루가 병들어 죽어나가기 시작하면 결국 숲 전체도 그 질병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이다.
이렇다할 호재가 없으니 기술적 저가매수세가 유입된다한들 하루 혹은 이틀을 넘기지 않고 바로바로 차익실현을 하는 형국이고, 모멘텀이 없으니 오버나잇보다는 하루에 거래를 끝내는 경향이 지배적이라고 한 상품거래 전문 트레이더가 밝힌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사흘간의 반등을 모두 반납하고 배럴당 70불 아래로 급락한 것을 놓고 가솔린 재고 증가에 따른 가솔린가격 하락압력이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어제 뉴욕증시가 크게 밀리지 않았고, 거시경제면에서도 이렇다할 악재는 없었기에 달러 약세로 인해 유가는 하루 더 반등할 수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 호재가 없으니 고점을 높일 수 없고, 일단 반등했던 것들을 밀어버리는 쪽에서 수익을 내자는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가와 함께 이틀간 기술적 매수에 반등했던 대두값도 어제는 급락을 면치 못한 것을 보면 이같은 심리를 알 수 있다.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전일대비 4.04포인트(1.58%) 내린 252.30을 기록했다.
4주간의 상승을 이후 첫 주간 하락이며, 2월 셋째주이후 최대주간하락이다.
만약, 이것이 기술적으로 엘리엇파동 하락1파에 해당한다면 앞으로 상품시장 전반적으로 5월 상승분 모두를 반납하는 나머지 2파의 조정에 추가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연저점을 낮추는 조정이야 없겠지만, 닫힌 하늘을 열기 위해서는 강력한 펀더멘털상의 호재가 필요하다.
◆유가, 5주만에 첫 주간하락, 하락반전예고?
NYMEX 7월만기 WTI선물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82달러(2.55%) 내린 69.55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상승 및 달러약세에 장중한때 72.30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품시장 전반에 퍼진 sell-off압력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낙폭도 지난 사흘간의 반등을 모두 반납하고 간신히 배러당 69달러 지지는 지킨 상황이다. 사흘간의 반등이 美원유재고감소에 따른 투기세력 유입에 따른 것이었을 뿐임을 극명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 지지선이 붕괴되면 65~66달러까지의 조정을 염두에 둬야한다.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 낙폭은 유가 하락을 압도했는데, 이는 내주 월요일로 다가온 7월물 만기를 앞두고 포지션 청산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가솔린과 난방유에서 WTI로 옮겨타는 거래가 많았다고 하니, WTI 추가하락도 염두에 둬야하는 부분이다.
NYMEX 7월만기 가솔린선물가격은 전일대비 갤런당 10.51센트(5.18%) 내린1.9244달러를 기록했다. 4월20일이후 최대일간낙폭이다. 동일만기 난방유선물가격은 갤런당 5.03센트(2.74%) 내린1.787달러를 기록했다.
◆대두값 하락이 밀, 옥수수 하락 압도
CBOT 7월만기 대두선물가격이 전일대비 1부쉘당 3.48달러(2.9%) 내린 11.79달러를 기록했다. 5월 5일이후 최저가다.
아이오와를 비롯한 미중서부 기후여건이 개선되면서 대두작황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와, 대두 공급 차질 우려로 20% 이상 증가한 햇대두 경작도 이후 대두 풍작을 유발할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 대두값에 '차익실현의 이유'를 제공했다.
상품시장 전반적으로 약세였기에 금주 투기세력이 기술적 매집에 나섰던 대두값의 낙폭이 밀이나 옥수수를 비롯한 기타 곡물가격에 비해 낙폭에 컸음은 당연지사다.
동일만기 CBOT 옥수수와 밀선물가격은 각각 1%, 0.9% 씩 하락했다. 밀값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며 5월6일이후 최저수준이다.
◆중국 구리 사재기 끝났다?
유가 하락에 구리값도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낙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COMEX 7월만기 구리선물가격은 전일대비 1파운드당 2.1센트(0.93%) 내린 2.246달러를 기록했다.
5월 상승폭이 적었던만큼 최근 sell-off국면에서도 산업용 금속의 움직임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중국이 국내 수요부진에 따른 재고 처분난으로 골치를 썩고 있어 향후 구리 사재기를 중단할 것이라는 시장분석이 나와 구리값에 지속적인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
구리이외에 니켈과 주석이 각각 0.03%, 0.06% 하락한 반면 알루미늄과 납은 각각 1.58%, 0.3%씩 올랐다.
◆귀금속, 달러 약세에도 상승폭 못넓혀, 팔라듐만 양호
COMEX 8월만기 금선물가격은 전일대비 1.60달러(0.2%) 오른 936.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VIX도 이틀연속 하락하는 등 시장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상품시장 전반의 급락조정은 인플레우려로 급등했던 귀금속가격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7월만기 은선물가겨은 0.3% 하락했고, 플래티늄선물가격은 0.3% 올랐다.
NYMEX 9월만기 팔라듐가가격은 온스당 전일대비 6.45달러(2.7%) 오른 246.15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일 낙폭이 기타 귀금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일 뿐이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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