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8일 2박 3일간의 미국순방 일정을 마치고 아시아나 특별기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갈등에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고조 등 내우외환의 상황에서 방미에 나선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북핵문제 논의 과정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호흡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했다. 또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 제공을 뜻하는 확장억지력 개념을 문서로 명문화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수확이다.
한미 정상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핵화를 촉구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또한 대북제재 방안과 관련, 이 대통령이 제안한 6자회담 참가 5개국 공조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물론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통미봉남 전략을 일거에 무력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제분야의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007년 협상 타결 이후 답보상태를 거듭했던 FTA의 문제의 돌파구를 열지 못한 것. 이는 지난 4월 1차 회담에서 두 정상이 FTA 문제의 본격적 논의를 합의했던 것을 고려해본다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자동차분야의 쟁점 해소 없이 연내 미 의회의 비준이 어렵다는 점을 밝혔다. 이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FTA 추진의 모멘텀을 얻을 것이라는 정부 측 기대와는 다른 것.
특히 내년은 미국의 중간선거와 한국의 지방선거가 각각 예정돼 있어 연내 비준이 어려워지면 FTA 문제는 기약없는 장기화의 길로 접어들 우려마저 없지 않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방미 기간 동안 '파격예우'를 받았다. 우선 지난 4월 런던 G20 정상회의 당시 30분간의 약식회담과 비교해보면 이번 회담은 공동기자회견과 오찬까지 포함해 2시간 이상 이어졌다.
또한 실무방문의 성격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15분으로 예정됐던 단독정상회담이 무려 50여분으로 늘어났고 공동기자회견 역시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초로 백악관 정원인 로즈가든에서 열렸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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