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가운데 2ㆍ4분기 실적 시즌이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2분기 실적 호전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수의 가격 조정이 나타날 때를 대비한 종목 선정이 필요한 시점이란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10일 증권 정보 제공 업체 FN가이드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가 형성된 삼성SDI를 포함한 대한항공 KTF 엔씨소프트 피앤텔 넥센타이어 등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거나 증가율이 100% 이상인 종목은 1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2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SDI를 비롯해 대신증권 두산 삼성전기 크레듀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17곳에 달한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진입하기까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장세를 토대로 한 증시 레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의 60일 이동평균선이 높여 있는 1320~133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수의 본격적인 재상승은 2분기 실적 시즌의 도래와 때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은행 보험 자동차 금속 소재 등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이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가격 매력과 수급, 2분기에 이은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의 투자 매력이 가장 클 것이란 분석이다.
박중섭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종은 2분기 흑자 전환 이후에도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예상 실적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기업 실적 회복 모멘텀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반도체 업종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소장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동반한 지수 조정보다는 박스권 밴드 하단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나타나는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2분기부터 이익 모멘텀이 크게 부각될 수 있는 IT 섹터에 대해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엄태웅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2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IT 소재 금융 등을 중심으로 조정 시 저가 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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