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중동자본 흡수에 적극 나섰다.
특히 산업은행의 대기업 구조조정 사모투자펀드(PEF)에 아부다비 등 중동 국부펀드 투자를 유치하며, 대우조선해양ㆍKAI 등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분 일부를 중동자본에 매각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계획이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이동근 무역투자실장과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 30~40명으로 구성된 중동자본 투자유치단은 카타르와 UAE를 방문하고 아부다비 등의 중동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유치단은 수십개의 우량기업 투자대상 리스트를 들고 가 구체적인 투자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은 "중동자본이 자동차, 전자, 조선, 건설 등 한국의 제조업에 관심이 많다"며 "산업은행은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 등 전체 투자대상 리스트를 작성해 중동자본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투자유치단에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포함되면서 산업은행을 통한 외국인 투자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민 행장은 최근 산은이 조성하고 있는 각종 펀드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고, 특히 대기업 계열사를 인수하는 구조조정 PEF에 대한 참여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측은 "방위산업체 등은 허가 등이 필요해 국가전략상 부담이 없는 업체 위주로 산은 지분을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설이나 종합상사 등의 지분을 먼저 팔고, 이후에 자동차, 조선 등은 일정비율 한도를 둬서 매각하는 방안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카타르 국부펀드 등과 투자에 관한 MOU(양해각서) 체결도 추진할 방침이나 UAE에 대한 원자력발전소 수출 등은 논의사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편 올 초이후 지난 5월말까지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총 3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가량 증가했다. 지난 1분기 FDI가 38% 감소한 데 비하면 두달간 급격히 외국자본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동근 실장은 "수출이 -20%를 웃도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 0%수준으로 회복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제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에 대해 어느정도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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