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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들춰보기]립스틱으로 에이즈에 맞서다

오는 6월 5일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초로 에이즈 진단을 내린 지 28주년이 되는 날이다.

현재 에이즈는 25~44세 여성의 사망 원인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5년만 해도 미국에서 에이즈 진단 사례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8%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 27%에 이른다. 에이즈로 고통 받는 여성은 무려 28만 명이다.

이처럼 치솟기만 하는 에이즈 감염률을 줄이기 위해 나선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MAC 코스메틱스다.


MAC가 운영하는 MAC 에이즈 기금의 돈 거의 모두는 립스틱 '비바 글램' 판매에서 비롯된다. MAC는 14달러짜리 비바 글램 제조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판매 대금 모두를 MAC 에이즈 기금으로 넘긴다.

이는 헨리 벤델, 블루밍데일스, 노드스트롬 등 비바 글램을 판매하는 소매업체도 마찬가지다.

1994년 선보인 비바 글램은 진한 빨강이었다. 하지만 이후 연한 핑크에서 갈색에 이르기까지 색상을 다양화했다. 현재 비바 글램은 MAC의 5대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다.

MAC 에이즈 기금의 낸시 마흔 사무총장은 "여성 소비자들의 경우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기업 제품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MAC는 모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주고객층으로 겨냥해 1985년 출범했다. 현재 에스테 로더가 소유하고 있는 MAC의 영업 규모는 10억 달러에 이른다.

1994년 설립된 MAC 에이즈 기금은 지금까지 에이즈 퇴치에 1억4500만 달러를 기부해왔다. 에이즈 관련 기부 규모로 보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포드재단에 이어 3위다.

MAC의 창업자 프랭크 안젤로와 프랭크 토스칸은 MAC 에이즈 기금 출범 전 8명이었던 직원들에게 MAC가 끌어안아야 할 사회적 이슈는 무엇인지 물었다.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에이즈라고 답했다.

MAC 직원들의 이직률은 30%다. 이는 업계 평균 60%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은 MAC가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MAC는 비바 글램 광고를 별로 하지 않는다. 대신 판매 직원들이 매장 고객을 상대로 직접 판촉에 나선다. 에이즈 퇴치 운동에 공감하는 유명 인사를 끌어들이기도 한다.

비바 글램의 홍보대사로 나선 유명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에이즈 퇴치 운동을 전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비바 글램도 선전한다.


최초의 홍보대사가 여장 남성 가수 루폴이다. 올해에는 여가수 퍼기가 홍보대사로 나서겠다고 사인했다. 섹스 심벌 파멜라 앤더슨은 2006년에만 1200만 달러를 모금한 바 있다.

3년 전 MAC 에이즈 기금에 몸 담은 마흔 사무총장은 기금의 방만한 운영을 지양하고 지원 프로젝트는 늘렸다. 다른 자선단체들과 달리 현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응하자는 취지에서다.

MAC 에이즈 기금은 워싱턴 DC에서 1회용 주사기 사용을 권장하고, 텍사스주 웨더퍼드에서 에이즈 바이러스 양성 반응자들을 위한 '밥집' 활동에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멕시코계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에이즈 예방·퇴치 교육에 나서고 있다.

에이즈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자메이카도 MAC 에이즈 기금의 활동 무대 가운데 하나다.

마흔 사무총장은 MAC 에이즈 펀드에 합류하기 전 뉴욕의 빈곤층에게 음식을 배달해주는 자선단체에서 일했다.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열린사회재단'(OSI)의 사업에 관여하기도 했다.

마흔 사무총장은 에이즈 퇴치에 대한 공로로 5월 21일 여성을 위한 '미즈재단'으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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